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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편하다더니..." `처음학교로` 먹통에 엄마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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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처음학교로 일반 모집 원서 접수는 오는 26일까지 이뤄지고 12월 4일 지원 결과가 공지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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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엄마 잡학사전-70] 지난 21일 오전 9시 30분, 온라인 유치원 원서 접수·추첨 시스템인 '처음학교로'에 접속했다. 2019학년도 유치원 일반모집이 시작된 첫날이었다. 앞에 800여 명이 대기 중이라 기다리라는 메시지가 떴다. 5분 만에 간신히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지만 회원 가입부터 원서 접수까지 갈 길이 멀었다.

간신히 접속됐다 해도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게 문제였다. 중간중간 보안프로그램을 깔아야 했고 의도치 않게 팝업창에서 오류가 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겨우 회원 가입을 마쳤나 싶었는데 '가입 완료'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수십 번 버튼을 누르다 접속 한 시간 만에 원서 접수를 포기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엄마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서버 폭주를 예상 못 했냐'는 불만이 쏟아졌고 언제 정상화되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접속 꿀팁'이라는 글이 올라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날 오전 처음학교로 홈페이지에는 접속자 15만 명이 폭주해 접속이 지연됐다. 사립유치원의 처음학교로 참여율이 늘어난 까닭도 있겠지만 서버 폭주를 예상하지 못했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교육부는 "선착순 접수가 아니다"며 "지난해보다 서버를 늘렸는데도 갑자기 사용자가 몰려 접속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한때 초당 6100명이 몰리며 접속이 폭주했다.

선착순이 아닌 걸 알면서도 원서 접수 첫날 해결해 버리려던 나는 접수를 미루기로 했다. 다음날 다시 접속해 회원 가입한 후 클릭 한 번으로 유치원 원서 접수를 마쳤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가까운 사립유치원이 '비리유치원'으로 드러나 공립유치원 한 곳만 지원했다.

원서 접수가 끝이 아니었다. 맞벌이 부부는 재직증명서와 고용보험 피보험자격내역서 등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회사 시스템상 온라인 발급이 안 되는 데다 주말이 끼어 시간이 촉박하다. 해외로 출장 간 남편은 주말에야 돌아온다. 접수 마지막 날 서류를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바탕 전쟁을 치를 것 같다.

처음학교로는 기존에 입학 추첨을 하려고 직접 유치원을 찾아가야만 했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도입한 온라인 지원 시스템이다. 국공립유치원은 모두 처음학교로를 통해 지원할 수 있지만 사립유치원은 지난해 2.7%만 참여해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 올해도 사립유치원 연합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교육당국이 불참 시 예산 차등 지원 등을 경고해 참여율이 60%(2448곳)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다. 교육 당국의 독려로 사립유치원 참여율이 오른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에 따른 시스템 정비 등 제반 조치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서버 접속 지연이 대표적이다. 맞벌이 부부가 따로 서류를 내지 않아도 시스템상 맞벌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면 더욱 편리할 것 같다. 그나마 교육부가 당정청 회의에서 국공립유치원의 종일반과 통학버스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고무적이다.

처음학교로 일반모집 원서 접수는 오는 26일까지 이뤄지고 12월 4일 지원 결과가 공지된다. 지원한 유치원에 자녀가 선발된 학부모는 12월 5~8일 사흘간 입학 등록을 하면 된다. 지원한 세 개 유치원에 모두 선발되지 않으면 대기자로 전환된다. 지원했던 유치원에서 결원이 생기면 문자메시지로 안내된다. 문자를 받은 대기자는 3일 이내 해당 유치원에 등록해야 한다. 대기자는 또 처음학교로에 등록하지 않은 일반 유치원에도 지원할 수 있다.

[권한울 중소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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