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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너무 자주하는 中 ‘인공강우’…한반도 강우량에 영향 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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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 대규모 기후조절시설 구축계획…한반도 강우량 줄어들수도

올여름 폭염의 한 원인인 ‘티베트 고기압’ 더 강력해질 수 있어

어떤 부작용 발생할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기상이변 악화 우려도

아시아경제

인공강우 물질을 넣은 포탄을 하늘에 쏘아올리는 모습(사진=중국 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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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정부가 미세먼지 및 황사 대책으로 ‘인공강우’를 자주 활용, 아예 티베트 일대에 수만기의 인공강우를 위한 연소시설들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강우 기술은 아직 어떤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연구가 되지 않은데다, 소규모가 아닌 대규모 지역에서 한꺼번에 응결핵 물질들을 배출시킬 경우, 어떤 환경재앙으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편서풍 영향으로 여름 이후엔 주로 중국 서부지역 기단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동아시아 지역들에는 강우량을 줄이는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기상국과 현지 언론들에 의하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산불방지를 목표로 백두산 일대에 인공강우 작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강우 작업은 요오드화은 등 응결핵으로 작용할 물질들을 포탄에 넣어 구름에 쏘아 올리거나 비행기에 탑재해 공중에 분사시켜 빗방울을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인공강우 기술을 크게 발전시켜 왔으며, 몇년 전부터는 산불방지는 물론 대도시의 미세먼지 정화용으로도 인공강우를 자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인공강우 사업을 더욱 확장시켜 중국 전역을 흐르는 주요하천인 황허(黃河)와 양쯔강(揚子江) 등의 발원지인 티베트 고원 일대에 대규모 인공강우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에 의하면, 지난 3월부터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칭화대, 칭하이성 등 민관 합동으로 티베트 고원에 대규모 기후조절시설을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티베트고원 산봉우리 일대에 응결핵이 될 인공강우 물질들을 태울 연소실과 굴뚝을 설치, 이를 이용해 100억㎡에 달하는 대지에 비를 내리게 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기후조절시설 단지는 한반도의 약 8배 크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정부는 이와함께 서부 사막지대에도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주기적으로 인공강우를 일으켜 사막화를 막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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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http://www.sc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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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공강우 작업 확대에 주변국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국지적, 소규모로 벌이는 인공강우의 경우에는 큰 부작용이 없었지만 중국처럼 대규모 시설단지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대규모 인공강우 작업을 할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구 자전력에 따른 편서풍의 영향으로 여름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단이 서쪽에서 이동해오는 한반도의 경우에는, 상당량의 비구름을 중국쪽에 빼앗겨 강우량이 급감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공강우 작업이 오히려 미세먼지로 인한 스모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공강우를 위해 응결핵을 너무 자주 뿌리게 되면, 대기 중 물방울의 숫자는 늘어나 구름은 잘 생기지만, 역으로 물방울의 크기는 작아져 좀처럼 비로 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강우로 인한 강우확률 변화는 최소 5%에서 최대 20%로 알려져있지만, 특정조건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강우량을 적게한다는 반론도 있다. 아직 효과가 완전히 입증이 되지 않은 기술이기 때문에 대규모로 진행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함께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더구나 티베트고원은 현재 지구온난화 여파로 강수량이 급감하고 만년설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해 동북아시아 대폭염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티베트고원에서 발생한 강력한 고온의 고기압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 일대로 날아와 역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합체하며 올 여름 유례없는 대폭염과 가뭄을 일으켰었다. 티베트 고원에 설치될 수만기의 연소시설들이 이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을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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