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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배우 이순재 "대본 암기? 아직 한번도 안 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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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관문화훈장 큰 명예…열심히 했을 뿐

첫영화 함께한 故신성일, 떠나보내 씁쓸

하이킥 '야동순재'? 처음엔 싫다했지만

연기는 내 생명력, 아직 한참 더 하고파

BTS 훈장 받을만…한류, 선진국 노려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순재 (배우)

김현정의 뉴스쇼를 함께하고 계시는데 갑자기 이분이 등장을 하니까. 유튜브 라이브에서 '엥? 이순재 님께서 웬일이시죠?' 이런 댓글이 올라오네요. 오늘의 초대 손님...

◆ 이순재> 아침에 보자고 그래서 왔습니다.

◇ 김현정> (웃음) 선생님,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그러니까요. 우리 대중문화 발전에 앞장서 온 예술인들한테 나라에서 문화 훈장을 수여하잖아요. 그런데 올해 최연소 문화훈장은 방탄소년단이었고, 최고령 문화훈장에는 바로 이분이셨던 겁니다. '국민 배우, 국민 아버지' 이런 별명을 갖고 계시고, 실제로 현역 최고령 배우이시고요. 올해 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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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재> 넷입니다.

◇ 김현정> 바로 이순재 선생님. 어떻게 보면 문화계, 예술계 또 TV 방송 전체 통틀어서 역사의 산증인 같은 분이세요. 오늘 제 옆에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정식으로 인사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 이순재> 안녕하세요. 이순재입니다. 아침에 뵙습니다. (웃음)

◇ 김현정> 이 웃음, 이 너털웃음. 제가 여든넷이라고 소개를 드렸는데요. 사실은 제가 실물을 옆에서 뵙고 있는데, 거짓말 아니고 정말로 그 숫자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피부도 좋으시고. 팽팽. 외람된 말씀입니다마는 팽팽하세요.

◆ 이순재> 아니, 그렇게 해야 또 일을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특별한 건 아니고 어떻게 열심히 살다 보니까 그렇게 되어 있어요.

◇ 김현정> 아니, 관리 같은 걸 좀 받으세요?

◆ 이순재> 특별한 건 없고 그냥 로션이나 바르고 나오는 거지.

◇ 김현정> 그냥 세수하고 로션 턱턱 바르고 나오시고.

◆ 이순재> 그럼요.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유지하시는 거예요, 여든넷 연세에?

◆ 이순재> 나보다 젊게 보이는 사람도 있더라고.

◇ 김현정> 대단하십니다. 그러니까 이게 자기 관리고 또 지금도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시니까 그게 에너지가 돼서 또 유지가 되고?

◆ 이순재> 맞습니다. 쉬지 않고 아직도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 김현정> 대단하세요. 일단 수상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은관 문화훈장 수상. 일단 저희가 '훈장을 좀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말씀을 조심스럽게 드렸는데, 가지고 오셨어요. 저도 덕분에 은관 문화 훈장을 지금 구경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로도 보실 수 있고, 레인보우 앱으로 보고 계시는 분들은 오른쪽 상단의 TV 화면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는데요. 은관 문화 훈장. 저 잠깐 빼 봐도 돼요?

◆ 이순재> 상관없어요. 빼세요.

◇ 김현정> 빼보겠습니다. 이런 챙챙 소리가 나는 문화 훈장을. 훈장 안에 지금 이분이 누구입니까? 세종대왕이신 것 같아요.

◆ 이순재> 그럴 거예요.

◇ 김현정> 그렇죠. 소감이 어떠셨어요, 문화 훈장 받으신?

◆ 이순재> 그전에 김대중 대통령 계실 때 제가 그때 보관을 한번 받았어요.

◇ 김현정> 보관? 이번에는 은관인데 그 밑에 보관.

◆ 이순재> 그러니까 우리가 서훈이 문화 훈장의 경우는 금관, 은관, 보관, 옥관, 화관. 이렇게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다 외우시네요, 순서를.

◆ 이순재> 대통령 표창이 이렇게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뜻밖에도 금년에. 나는 뭐 한 번 받았기 때문에 그거면 족한 거 아닌가 이랬는데. 뜻밖에도 이번에 은관을 주셔가지고서 큰 명예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담담하세요. 그런데 저 같으면 눈물을 막 흘릴 것 같은데, 감동해서.

◆ 이순재> 아니, 그런데 그냥 열심히 했을 뿐이지. 내가 스스로도 그래요. 열심히 했을 뿐이지 그렇게 뛰어나게 우리 고 신성일 씨처럼 한때 엄청난 성과를 낸 것도 아닌 거고, 그냥 꾸준히 해 왔을 뿐인데. 하다 보니까 이제 제일 오래하게 됐고 또 최고령이 되니까 그래서 감안해서 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아니, 그 얘기하시면서 잠깐 고 신성일 씨 얘기도 잠깐 지금 언급하셨는데 진짜 이렇게 최고령으로 좋은 상 타고 지금도 왕성히 활동을 하시는데 신성일 선생님은 동료가 되시는 건가요, 후배가 되시는 건가요?

◆ 이순재> 나보다 몇이 좀 아래지만.

◇ 김현정> 몇 살 아래. 운명을 달리하셔서...

◆ 이순재> 그 사람은 절정의 전성기를 오랫동안 구가한 사람이에요. 또 한국 영화에 획기적인 기여를 이룩한 사람이고 아마 그만한 스타가 지금 없을 거예요. 지금도 뭐 빛나는 스타들이 많이 있지만 아마 신성일 씨 비해서는 거의 독주 상태였으니까 그 당시.

◇ 김현정>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데 이분이 세상을 떠나시는 것 보시면서는 착잡한 마음도 드시고 그러셨겠어요?

◆ 이순재> 어떻게 저 정도로 될까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물론 조건과 바탕이 다르기 때문에 신성일 씨는 처음부터 영화에 투신한 사람이고 우리는 연극서부터 연극하다가.

◇ 김현정> 연극으로 시작하셨죠.

◆ 이순재> 그다음에 연극해서는 밥을 못 먹으니까. 마침 텔레비전이 생겨서 거기 가면 아무래도 용돈이라도 쓰지 않겠느냐 해서 텔레비전을 시작한 거고.

◇ 김현정> TV 가면 용돈이라도 쓰지 않겠느냐. 그럼 연극할 때는 용돈도 못 버셨어요?

◆ 이순재> 용돈도 못 벌었어요. 내 돈 내고 했으니까. 우리끼리. 왜냐하면 동인제니까. 전국 각지 모여서 우리가 실험 극단을 창단했고. 그 외에 극단 산하도 같이하고 그랬지만 한 번도 도움 받은 적이 없어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시작하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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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중문화예술상시상식( 영상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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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재> 한 20년 후에 겨우 좀 관객이 많이 드니까 몇 푼 주는데 얼마를 줬는지 지금도 기억이 안 나고. 그래서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활동하는 걸 보고 그때부터 우리를 영화계에서 부르기 시작한 거예요. 대게 무슨 신성일 씨 같은 빛나는 주연으로 부른 게 아니라 신성일 씨 옆에 붙어 가는 같이 붙는 조연급.

◇ 김현정> 붙어 가는?

◆ 이순재> 내가 제일 처음 같이 신성일 씨하고 출연한 영화가 내 기억으로는 극동에 가서 만든 '오늘은 왕'이라는 드라마예요.

◇ 김현정> '오늘은 왕'?

◆ 이순재> '오늘은 왕'. 우리 한운사 선생의 드라마예요. 그때는 텔레비전에서는 주인공을 이낙훈 씨가 했어요. 나는 그 옆에 서포팅을 나, 오현경, 박병우가 이렇게 했는데 그걸 영화를 찍게 된 거야. 이낙훈 씨 배역을 신성일 씨가 하고 우리가 가서 찍었는데. 신성일 씨가 하도 바쁘게 뛰고 자기 위주로 찍다 보니 하나도 못 찍고 내려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 김현정> 신성일 씨만 잔뜩 찍고, 옆에 붙어 계시던 조연 분들은 한 컷도 못 찍으시고.

◆ 이순재> 그다음에 나하고 본격적으로 같이 붙은 영화가 나도 그 영화를 계기로 해서 영화 향후 한 십여 년 이상을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초연'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정진우 감독이 감독을 했고 신성일, 나, 남정임. 자주 접촉은 못 했지만 또 우리 한참 텔레비전에 열중하고 그건 영화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상당히 친했어요.

◇ 김현정> 씁쓸한 마음. 나는 이렇게 상 타는데 그분을 보내야 하는 마음은 씁쓸하고 그러셨을 것 같아요. 지금 그런데 초연 이야기도 하시고 옛날 연극 얘기도 하셨지만 저는 배우 이순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대발이 아빠.

◆ 이순재> 그건 획기적인 드라마에요.

◇ 김현정> 선생님들께서는 본인의 6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시면 어떤 역할이 제일 기억에 남으세요?

◆ 이순재> 우선 그 역할. 김수현 선생하고 일련의 작품들 가운데서 특히 이제 '사랑이 뭐길래'. 그건 아주 획기적인 드라마입니다. 정말 좋은 드라마입니다. 명품 드라마예요.

◇ 김현정> 잘 만들었어요. 잘 연기하셨고.

◆ 이순재> 그래서 자연히 작품이 좋다 보니까 시청률도 높고. 그때는 육십몇 프로씩 시청률이 나올 때니까.

◇ 김현정> 어마어마했죠, 어마어마했죠..

◆ 이순재> 그런 일련의 김수현 씨하고 같이한 드라마 몇 편이 있고. 그다음에 역사물은 '허준'을 비롯해서 '이산' 이런 작품. 그다음에 우리 젊었을 때는 명작들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그 당시는 우리 작가 선생님들이 전부 한국 문단에 등단한 대가들이기 때문에, 그분들 작품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은 작품이에요, 시청률하고 상관없이. 그런데 그 당시만 해도 작품의 질을 따지지 시청률 따질 때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맞습니다.

◆ 이순재> 그래서 우리 젊었을 때 정말 좋은 작품들 많이 했어요. 한운사, 유호, 김희창.

◇ 김현정> 지금 들으시면서 '그거 생각난다' 이런 어르신 청취자들 계실 거예요.

◆ 이순재>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유호 선생의 '내 멋에 산다' 같은 거.

◇ 김현정> '내 멋에 산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 이순재> 내가 제일 최초의 주인공을 했는데 한운사 선생의 '눈은 나리는데'.

◇ 김현정> 최초의 주인공이 그거이셨어요?

◆ 이순재> 내가 이제 일일 연속은 세 가지 기록을 가지고 있어요. 최초의 일일 연속극 주인공. 최장수 일일 연속. KBS의 '보통 사람들'. 최고 시청률 일일 연속. 임성한 작가의 MBC '보고 또 보고'.

◇ 김현정> '보고 또 보고'. 이런 기록을 다 생생하게 가지고 계세요. 진짜 정정하세요. 저는 또 하나 기억나는 게 하이킥이에요. '지붕 뚫고 하이킥'의 '야동순재'.

◆ 이순재> 그 이전 작품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은 2탄이에요.

◇ 김현정> 그게 2탄이고 1탄이셨죠.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

◆ 이순재> 그거는 글쎄, 그전에도 많은 시트콤을 했지만. 그건 내가 해서가 아니라 시트콤 코미디 걸작입니다.

◇ 김현정> 걸작이에요. 지금 봐도 재미있어요.

◆ 이순재> 원래 그 시트콤 코미디 드라마 장르에서 참 재미있는 요소예요. 그런데 요즘 잘 안 하는데 그건 좀 더 계속해서 개발한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그런데 어렵지는 않으셨어요? 왜냐하면 그전에는 뭐 코믹한 대발이 아빠를 하더라도 어쨌든 근엄한 아빠고, 근엄한 이미지의 역사물에서 출연하시던 분이 갑자기 막 아들 몰래 야동 찾아보고. 이런 역할을 처음 하신 거였잖아요?

◆ 이순재> 야동을 내가 찾은 건 아니고, 아들이 맨날 직업이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놀고 앉아 있으니까. '너 뭐 하냐, 인마' 그랬더니 '주식을 체크한다'고 얘기하잖아요. 나도 그걸 체크한다고 코드를 누른 게 야동이야. 그러니까 늙으니까 처음 보니까 신기하잖아. 그래서 보다가 들킨 얘기인데. 제일 처음에는 내가 안 한다고 그랬다고요.

◇ 김현정> 그거 안 한다고 하셨어요? 야, 이거까지 해야 되냐? 점잖은 체면에. (웃음)

◆ 이순재> 그럼. 잘못하다 내가 욕먹는다, 우리 동창들. 점잖은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저놈 가서 별짓 다한다고. (웃음) 그런데 작가랑 연출이 '그거 재미있습니다. 그 이상 난처한 게 없다. 그걸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더 재미있다.' 그런데 할 수 없이 약속이 된 거니까. 욕먹을 생각하고 했는데 한 군데서도 욕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 김현정> 욕은커녕 젊은이들이 열광적으로 '이야~'.

◆ 이순재> 젊은이보다도 애들이 더 좋아하더라고요.

◇ 김현정> '우와~ 우리랑 소통하는 할아버지다.' 이렇게 된 거예요. (웃음) 아니, 그런데 이순재 선생님. 사실은 야동순재라는 별명도 있으신데, 요즘 뉴스도 보시죠?

◆ 이순재> 뉴스는 물론 보죠.

◇ 김현정> 왜 양 모 회장이라는 사람이 불법 야동 유통시킨 혐의 받으면서 지금 난리가 나고 이랬어요. 선생님이 TV 극중에서 보신 게 합법인지 불법인지 그거는 모르겠습니다만. (웃음) 야동순재가, 어르신께서 불법 유통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한마디 일침.

◆ 이순재> 그걸 가지고 다른 짓을 하면 안 된다. 그래서 이제 간디가 한 말이 있어요. '쾌락 중에서 가장 원초적인 쾌락이 본능이다.' 어쩌면 그 것을 위해서 우리가 평생 고생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거기에는 반드시 양심이 있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양심이 있어야 된다. 이 사람이 그걸 돈을 벌려고 한 모양인데.

◇ 김현정> '불법으로 유통시켰다'는 거죠.

◆ 이순재> 그럼 안 되지. 불법 자체가 잘못된 거니까. 그런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런 양식도 없냐 이거예요.

◇ 김현정> 양식도 없냐.

◆ 이순재> 그러니까 그건 부끄러운 일이에요. 자신뿐만 아니라 그게 세상에 알려지면 본인의 가족들 또 자녀들이 봤을 때 얼마나 창피스럽겠어. 우리가 사회적 뭔가 제3자를 대상으로 하는 어떤 행위에 있어서 그런 인식이 항상 전제가 되어서 선택을 해야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말 여든 넘으신 어르신께서 보내는 따끔한 일침. 우리 사회에 보내는 일침이었습니다. 이순재 선생님.

◆ 이순재> 요즘 그거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 소위 말하자면 여러 가지부터.

◇ 김현정> 음란물들 막 돌아다니고.

◆ 이순재> 불법. 그래서 나는 우리 젊은이들한, 학생들한테 이런 말을 해요. '너희들 이다음에 시집, 장가가서 아이들 키울 때, 악플 다는게 원초적인 범죄행위다라는 걸 심어 줘라' 이거예요. '악플 다는 것. 그거 자체가 범죄 행위다. 그런 걸 강하게 심어줘서, 좋은 문명의 이기를 긍정적으로 좋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얘기를 내가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은관 문화 훈장 수상자, 현역 최고령 배우입니다, 이순재 선생. 우리 선생님 정말 정정하신 모습으로 스튜디오에 이 아침에 나와주셨는데 아까 은관 문화 훈장 받으실 때 소감을 뉴스쇼에서 지금 잠깐 하셨습니다마는 그 현장 소감을 제가 보니까 '아직 한참 더 하겠다' 이러셨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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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재> 지금 하고 있으니까. (웃음)

◇ 김현정> 하고 있으시니까. 아니, 그런데 대본 외우는 거 이거 힘드시고 이러시니까 이제는 좀 내려놓고 유람도 다니고 이렇게 살고 편하고 살고 싶으신 생각은 없으세요?

◆ 이순재> 그런 욕구도 있을 수 있죠. 있을 수 있는데 당장은 나를 필요로 하는 데가 있으니까.

◇ 김현정> 부르는 곳이 있으니까.

◆ 이순재> 그게 또 내 주활동이고 그 자체가 내 생명력이에요.

◇ 김현정> 연기는 나의 생명?

◆ 이순재> 금년에도 내가 연극을 한 네 편 찍고 하고 있고 지금 11월부터 연극을 연습하고 있어요.

◇ 김현정> 세상에. 잘 외워지세요, 대본이?

◆ 이순재> 그거 못 외우면 안 시키지. 이 사람들이 나이 먹은 사람 왜 시키겠어, 귀찮게. 우리가 하면 그래도 손님발이 좀 있다고. 그러니까 시키지 (웃음)

◇ 김현정> (웃음) 지금 저희 유튜브도 손님발이 좀 있네요.

◆ 이순재> (웃음) 손님 없으면 안 시켜.

◇ 김현정> 이순재 선생님 이런 모습 참 좋습니다. 좋은 분들 좋아요도 막 눌러주고 계시는데 언제까지 무대에 오르실 생각이세요?

◆ 이순재> 그건 본인 스스로가 판단하기에 아까도 말했지만 암기력에 관한 것, 치매기가 살짝 와서 대사를 못 외운다든지 현장에 가서 녹화하면서 '다시. 미안해, 미안해' 5번 이상 하면 그때는 내가 그만둘 때가 됐구나.

◇ 김현정> '미안해'를 5번.

◆ 이순재> 나 혼자는 어떻게 하겠지만 주변 같이 하는 연기자들한테 피해를 주는 거니까. 그 다음에 나이 먹어가지고 체면이 아니잖아요.

◇ 김현정> 그 '미안해'는 지금은 몇 번 하세요?

◆ 이순재> 아직은, 그저 잘하면 한 번 정도 할까? 아직은 안 해요.

◇ 김현정> 아직은 안 하세요? 대단하세요.

◆ 이순재> 안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 김현정> 정말 대단하십니다. 정말 노력파신 거예요. 정말 노력, 자기 관리 대단한 배우. 미안해를 5번 하면 나는 이제 그때를 그만둘 때로 보겠다. 배우 이순재의 꿈이 그거라면 우리 한류 문화 아주 대단하거든요.

◆ 이순재> 그럼, 그럼 대단하지.

◇ 김현정> 후배들에게 한마디 어르신 주시겠습니까?

◆ 이순재> 우리가 생각지 않았던 획기적인 변화다. 그건 한마디로 우리 젊은 친구들이 그만한 훌륭한 자질들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방탄소년단이 화관을 탔는데.

◇ 김현정> 같이 받으셨죠. 나란히 뒤에 서 있더라고요.

◆ 이순재> 같이 받았죠. 같이 받았는데, 영국에서 이런 비슷한 게 나이트(knight) 작위예요, 써(sir)를 붙여주는. 영국에서는 비틀스가 받았어요. 아마 그것도 같은 케이스가 아닌가.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노래뿐만 아니라 그들의 활동에서 우리 말. 우리 말이 선진국에다 활용될 수 있고 또 그걸 선도할 수 있는 이런 역할도 했다는 얘기예요. 이건 엄청난 문화적 역할이고 민간인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앞으로 우리 문화활동, 문화계 역할들이 우리 드라마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나는 뭘 생각했냐 하면 정말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라마도 정말 잘 만들어야 되겠다.

◇ 김현정> 아이돌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잘해야.

◆ 이순재> 우리 드라마도 최초의 중국의 한류는 우리 '사랑이 뭐길래'야. 보니까 거기(중국)에 나왔을 때 드라마 어디 손색이 없으니까, 그들이 봤을 때도. 오히려 그 당시 이봉 총리가 보기에 좋은 드라마다. CCTV에서 중앙방송 때처럼 전국에 보내라. 그래서 퍼진 거예요. 이게 하나의 문화란 말이야. 우린 예상도 안 했어. 그냥 우리가 보고 그냥 끝나는 걸로 아는데 나가니까 그런 효과라는 거야. 내가 동남아를 갔더니 베트남을 갔더니 와 몰려오더라고. 왜 몰려와? 지금 거침없이 하이킥이 방송된다 이거야.

◇ 김현정> 거침없이 하이킥이 동남아 어디서? 베트남에서?

◆ 이순재> 베트남에서.

◇ 김현정> 베트남에서. 이순재 선생을 알아보고 막 와요?

◆ 이순재> 저기 젊은 배우들 다 있는데 다 나한테만 막 몰려오더라고. 이거 웬일이야 그랬더니 거침없이가 나간다 이거야. 그다음에 내가 중국 단둥을 갔는데 저 시골길로 가는 거예요. 주유소가 있어서 화장실에 가려고 앉았다가 나는 그때 변복을 하고. 작업바람에 나인지 모르는데 그 아주머니가 주유를 하다가 어, 이러더라고.

◇ 김현정> 세상에, 단둥 시골에서.

◆ 이순재> 이 산골에서 나를 아는구나. 저 도시에 가서 나쁜 짓하면 안 되겠구나 그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그게 한류의 힘.

◆ 이순재> 네. 또 일본으로 우리가 이산 나갔을 때 내가 북해도를 갔더니 골프을 갔는데 가이더가 지배인부터 다 나와서 섰다 이거야. 왜? 그랬더니 임금님 오신다고. 그러니까 진짜 다 도열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악수를 다 하고 고맙다고 하면서 정말 잘 만들어야 되겠다. 이제는 우리 드라마, 미디어 콘텐츠가 후진국이 아니라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되는 거예요. 불란서, 미국, 영국 다 뚫고 나가야 돼요. 그래야 또 시장이 커지니까. 그러려면 그들과 수준과 맞게 드라마를 만들이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선생님.

◆ 이순재> 우리 방탄소년단 같은 경우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겁니다.

◇ 김현정> 방탄소년단은 계속 나올 거다. 저도 믿고요.

◆ 이순재> 젊은이들의 움직임이 또 활동이 계속해서 이어져나가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만큼 우리는 사실 기본적인 자질이 괜찮아요.

◇ 김현정> 괜찮죠, 우리가.

◆ 이순재> 괜찮아요. 그래서 바탕만 잘 가꾸고 잘 키워놓으면 정말로 어디 가서든지 1등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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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믿습니다. 저는 오늘 짧은 인터뷰였지만 옆에서 이 눈을 보면서 말씀 나누면서 장인이란 이런 거구나. 장인정신이란 이런 거구나. 우리 사회의 어르신이란 이런 분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정하셔야 돼요, 건강하게. 아까 '미안해' 5번. 저는 절대로 5번까지 가실 일 없을 거라고. (웃음)

◆ 이순재> 노력을 하죠.(웃음)

◇ 김현정> 끝까지 무대 지켜주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선생님, 신청하신 노래가 하나 있더라고요. 정지용 시인의 향수 신청하셨죠? 네, 향수 들으면서.

◆ 이순재> 이게 옛날에 도밍고하고 존 덴버가 부른 듀엣이었어요. 이게 우리나라의 최초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워낙에 노랫말들이 좋고 노래가 좋아서.

◇ 김현정> 듣겠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순재 선생이었습니다

◆ 이순재>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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