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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장하성 "내년엔 소득성장 체감", 김동연 "그분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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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예결위서 또 이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6일 국회에서 "(촛불 민심을 위해 가장 잘한 일은) 저소득층, 중산층을 위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시행한 것"이라며 "경제 위기는 과장"이라고 했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 등 부작용 논란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그러나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내년에 경제 성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장 실장 발언에 대해 "정책실장의 희망"이라고 했다. 그동안 경제 상황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경제 투톱이 또다시 다른 말을 한 것이다.

장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해 '문재인 정부가 촛불 민심을 위해 가장 잘한 것을 한 가지만 말해 달라'는 여당 의원의 질문에 소득 주도 성장이라고 답했다. 장 실장은 "전체 노동자의 75%에 해당하는 임금근로자에게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25%의 비임금 근로자,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에게는 정책이 성과를 못 내고 오히려 일부 어려움을 주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 실장은 '한국 경제가 위기'라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경기가 둔화됐다거나 침체됐다는 표현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국가 경제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표현은 굉장히 과한 해석"이라고 했다. 장 실장은 앞서 4일 당정청 회의에서 "내년에는 소득 주도 성장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조선일보

국회 운영위 참석한 임종석·장하성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감에서 답변용 자료를 읽고 있는 장하성(오른쪽) 청와대 정책실장의 뒤를 지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그러나 김동연 부총리는 장 실장의 발언과 배치되는 얘기를 했다. 김 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성과를 내년에 체감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저는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며 "국제 상황을 봤을 때 대외 리스크 관리 하방 위험(경기가 하락할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은 우리가 어떻게 이 경제의 모멘텀을 돌릴까에 다 같이 신경 써야 할 때"라며 "대통령이나 총리나 저나 경제 문제에 대해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자신이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고용 상황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한 적이 있다"고 했다. 김 부총리에 대한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사의 표명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8월 사의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 "확대 해석"이라고 했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예결위에서 설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이낙연 총리가 '(경제를)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장 실장 말을 해명하자 "장하성 실장의 대변인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총리도 대변인, 부총리도 대변인, 책임 있는 분들이 청와대 실장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너무 자극적인 언사로 본인들에게 명예훼손적"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당 간사 장제원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국민이 느끼는 체감을 있는 그대로 정부에 말하는 것이다. 충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이장우 의원은 "제가 하는 발언의 강도는 최고로 순화된 발언"이라며 "국민이 직접 나왔으면 아마 경제부총리는 멱살을 잡혔을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여당도 국민의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해야지, 감싸는 게 여당 역할이 아니다"며 "우리도 (과거 정부 때) 감싸다가 망했다. 너무 감싸지 말라"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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