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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출 당겨받자”…DSR 도입 앞두고 10월 신용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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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대 은행 10월 신용대출 2조원 넘게 늘어

주택시장 활황 본격화 2016년 이래 처음

전세대출 규제 강화 따른 ‘풍선효과’도 작용

가계대출 4조원대 증가…올해 두번째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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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을 앞두고 은행권 가계신용대출이 크게 늘면서 10월 가계대출이 만만찮게 늘었다. 10월31일부터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따져 빚 상환능력을 심사하는 디에스아르 관리지표가 시행되면서 자금수요자들이 앞당겨 대출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4일 5대 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0월 가계대출 실적을 보면, 한달간 가계신용대출은 2조1171억원 증가해 잔액이 101조2277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주택시장 활황세가 본격화한 2016년 이후 5대 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이 한달새 2조원 넘게 늘어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 9·13 대책 직전 주택매매 계약 건의 대출 실행이 순차적으로 돌아오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8~9월(2조8770~2조6277억원)보다는 꺾였으나 평균을 웃도는 2조126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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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증감은 계절적·사회적 요인이 많이 작용해 통상 휴가철이나 부동산·주식·비트코인 투자 붐이 일어날 때 급증하곤 한다. 최근 몇년간은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추격매수가 급하게 이뤄질 때 계약금 수요 등으로 많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10월은 9·13 대책 여파로 주택매매 거래가 끊기다시피 한데다가 주식시장도 한달 내 급락장세를 보인 탓에, 신용대출 급증에는 디에스아르 선수요 효과가 많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9월 추석 연휴 때 쓴 카드대금 결제를 위한 수요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에스아르 관리지표 도입을 앞두고 언론보도가 잦아지자 일부 자금수요자들이 이를 많이 의식해 당장 실행하지 않을 마이너스통장도 한도를 높여두려고 은행을 찾는 분위기였다”면서 “연말에 자금 수요가 있는 사람들은 혹여 대출한도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신용대출을 아예 한두달 당겨서 받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9·13 대책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용대출로 발길을 돌리는 풍선효과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9·13 대책 후속 조처로 10월 중순 이후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월15일부터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 신규 보증이 전면 제한됐고, 부부합산 연소득 1억원 초과에 1주택 가구인 경우 공적 보증 신규도 제한됐다. 이들에겐 기존 보증을 연장하는 게 가장 나은 선택이지만 보증 한도를 늘릴 수는 없는 만큼, 보증금을 올려주려면 신용대출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들이 겹치며 10월 한달간 가계대출은 4조3699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8월(4조6549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9·13 대책 직후 규제를 반영한 대출약관 정비로 한동안 대출영업을 못한 데다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들면서 9월 증가액이 3조4379억원에 그쳤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고개를 쳐든 셈이다. 가계대출 한달 증가액이 4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세 차례, 올해 두 차례에 불과하다. 다만 이런 과도기를 거쳐 향후엔 디에스아르와 9·13 대책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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