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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나랏돈으로 골프에 성형...유치원보다 더한 요양원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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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양원 비리 "사립유치원과 비슷"

운영비 80%가 정부 지원금인데..

나이트클럽·성형외과·급식비 횡령까지

회계 관리감독 부실..전수조사 필요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지현(요양서비스노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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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감. 사립 유치원 문제가 일파만파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박용진 3법이라고 불리는 유치원들의 회계 부정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발의했는데요. 이 얘기는 오늘 2부 뉴스닥에서 박용진 의원과 함께 직접 짚어보기로 하고. 좀 다른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사립 유치원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곳이 또 있다. 이런 주장이 나왔습니다.

어제 전국의 요양사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운영되는 민간 요양 시설이 전국에 1만 9000여 개가 있는데 이곳의 회계 비리도 만만치 않다. 이런 주장입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까지 민간 요양 시설 조사해보니 그중 94%의 시설에서 부당 행위가 적발이 됐답니다. 어제 기자회견을 한 요양사들의 얘기 직접 들어보죠.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전지현 사무처장 연결합니다. 사무처장님, 안녕하세요?

◆ 전지현>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요양사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전지현> 총 6년 가까이 됩니다.

◇ 김현정> 6년. 우선 민간 요양원이라는 게 뭐지? 이게 그러면 요양 병원을 말하는 건가? 지금 헷갈리시는 분들 계실 거예요.

◆ 전지현> 요양 병원은 말 그대로 의사, 간호사가 있는 병원이라서 의료 시설로 들어가고요. 요양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기요양보험, 저희가 내는 세금이 있잖아요. 그 제도에 의해서 그 비용으로 운영이 되는 곳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 마지막 노후를 맞이하는 생활시설 같은 개념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요양병원들은 보호자가 100% 돈 내고 들어가서 이용하는 병원이고 그거 말고 요양원이라는 곳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법에 따라 운영이 되는. 그러면 국공립이에요?

◆ 전지현> 아니요. 1.1%만 국공립입니다.

◇ 김현정> 전체의 1.1%만. 그러면 나머지는 다 민간이 운영을 해요?

◆ 전지현> 네. 80%가 건강보험공단에서 장기 요양 보험료로 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80%는 그러면 정부 지원금, 나머지 20%는 보호자가 내는 돈. 이런 식이군요. 유치원보다 그러면 지원받는 비율이 훨씬 높네요?

◆ 전지현> 실은 거의 운영비를 다 보호자들과 세금으로 운영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름은 민간이지만 사실상은 정부 지원 돈 80%로 운영되는 이런 민간 요양 시설이 전국에 1만 9000여 개.

◆ 전지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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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런데 사립 유치원에서 보였던 것과 비슷한 회계 비리들, 부정들이 저질러지고 있다. 어제 그렇게 주장하셨어요. 어떤 식입니까?

◆ 전지현> 실은 이 요양 제도가 생겨난 지 10년이 됐는데요. 지난 10년간 회계 보고를 하는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아예 없어요?

◆ 전지현> 네. 그게 올해 생겨났고요. 재무 회계 시스템이라고 올해 7월부터 적용이 되게끔 의무로 바뀐 거고요. 그 전에는 한 번도 이런 회계 보고나 이런 관리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가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데요?

◆ 전지현> 처음 생길 때부터 시작이 됐고요. 10년 전에, 2008년에 제도가 만들어진 걸로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10년 전에 생겼는데 한 번도 국가 공인 재무 회계 시스템 안으로 들어온 적이 없었다. 감사가 된 적도 없었다. 그러다가 올해 처음 감사.

◆ 전지현> 작년에 경기도가 감사했다는 게 처음이고 실은 복지부 차원으로 이런 현지 조사를 한 건, 회계 관련된 현지 조사를 한 건 올해가 처음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뭐 감사를 했을 때 나왔던 사례들도 있을 거고 또 요양사분들의 증언도 있을 거고. 다 취합을 해 보셨죠?

◆ 전지현> 일단 제보가 들어온 것까지만. 말 그대로 요양원 3년을 하면 빚을 갚는다라는 얘기를 해요. 이건 원장들이 직접 자랑을 합니다.

◇ 김현정> 자기 빚 갚는다고요?

◆ 전지현> 네.

◇ 김현정> 어떤 사례들이 실제로 적발이 됐어요?

◆ 전지현> 이번 경기도 감사 작년 8월에 발표된 것에 봐도 운영비를 가지고 벤츠 이상의 승용차를 리스한 보증금과 사용료, 보험료들이 나갔다는 게 한 7700만 원 된다고 하더라고요. 또 요양원장들이 나이트클럽도 가시고 골프장, 개인 여행, 자녀 해외여행, 자녀 교육비까지 해서 실제로 경기도에서만 밝혀진 것만 해도 111곳에 305억이라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요양원 운영비 항목으로 잡아놓고 거기에 영수증은 나이트클럽 유흥비, 골프장 이용료, 개인 여행비. 이런 게 한 1800여만 원 쓴 걸로 들어 있는 경우도 있었고.

◆ 전지현> 그리고 이걸로 성형외과도 다녀오셨다고 하고요. 그리고 유아 의류. 그러니까 손주들 옷도 샀겠죠. 술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비일비재하게 개인 돈처럼 사용됐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요양원에 계시는 노인분들이 골프장 가서 골프 치셨을 것 같지는 않고 나이트클럽 가셨을 일은 더더욱 없는데.

◆ 전지현> 그럼요.

◇ 김현정> 그게 다 운영비로 잡혀 있었다?

◆ 전지현> 네.

◇ 김현정> 이분들은 '내 사유 재산 가지고 내가 거기서 얻는 수익으로 개인 여행 가면 어떠.' 하실 텐데. 개인 여행 가실 수 있죠. 가실 수 있지만 그럼 여기 회계 항목에다 그걸 집어넣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 전지현> 그렇죠.

◇ 김현정> 나이트클럽 갈 수 있어요. 갈 수 있지만 그거는 자기가 월급 받아서 자기 수익에서 가는 것이지 이 회계 항목에 집어넣어서 세금 털면 안 되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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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지현> 그럼요. 저희가 낸 세금인데 지금 이렇게 되고 있고요. 또 하나의 사례는 성남의 C요양원이라고 보도 자료에도 나왔던, 차량 리스비가 한 달에 320여만 원씩 나가고 있다는 그 시설인데. 이 요양원은 요양 원장이 급식비를 20억이나 횡령을 했어요.

◇ 김현정> 어떤 식으로요?

◆ 전지현> 지난 5년간. 식자재 업체에다가 급식비를 주고 거기서 현금으로 직접 받아서.

◇ 김현정> 돌려받는 형식. 전형적인 횡령이네요.

◆ 전지현> 네. 그런데 문제는 이걸 내부 고발을 했습니다, 영양사가. 경찰에 고발장까지 냈는데 경찰에서는 이거는 개인 시설이어서 개인 돈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횡령죄가 성립이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정부의 지원금이 80%나 들어가는데?

◆ 전지현> 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상으로는 개인 시설로 되어 있기 때문에?

◆ 전지현> 네.

◇ 김현정> 이거 완전히 법적인 구멍이네요.

◆ 전지현> 저희가 그 얘기를 듣고 너무나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일하지 않는 아들이 부원장으로 등록이 돼서 매달 500만 원씩 급여를 받아간 거예요. 이게 내부 고발로 실은 건강보험공단에 한번 적발이 됐었는데 그래서 없어진 줄 알았더니 최근에 저희가 알게 된 건 그 아들이 다시 실장이라는 이름으로 월급을 매달 550만 원씩 가져가고 있었던 거예요.

◇ 김현정> 일하지 않고, 출근하지 않는데 이름만 올려놓고.

◆ 전지현> 직원들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아니, 여기가 정말로 개인이 운영하는, 정부에서 돈 하나도 안 들어가는, 우리 세금 하나도 안 들어가는 곳이면 이렇게 운영하든 저렇게 운영하든 마음대로 한다고 칩시다. 그런데 지금 지원금이 80% 들어가고 있다면서요.

◆ 전지현> 그렇죠. 그리고 어쨌거나 보호자들이 내는 20% 하면 100% 국민들이 내는 돈으로 운영이 되는 거죠.

◇ 김현정> 굉장히 심각한 경우를 지금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 요양원들이 다 이런 식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적발된 곳을 따져보니 1000여 개 조사했는데 그중 94%가 이런저런 크고 작은 비리들이 적발이 됐다는 이 얘기는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일단 느끼게 하고요. 사립 유치원의 경우와 같은 악몽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런 상황인데.

◆ 전지현> 저는 사립 유치원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많이 있고 특히 아까 얘기한 성남의 C요양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시설 평가를 하거든요. A등급을 받은 시설입니다. 두 번이나 적발이 되고 작년 감사를 걸렸는데도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시설이에요. 최고 등급을 받은 거거든요.

◇ 김현정> 도대체 이런 요양원은 어떻게 운영해야 돼요? 자격 조건 같은 거 없어요?

◆ 전지현> 문제는 건물주이면 요양 시설을 낼 수가 있고. 대신 요양원장은 요양 보호사 경력 5년 이상, 사회 복지사 경력 3년 이상. 이런 경력 정도 가진 사람을 고용만 하면 되더라고요. 또 어르신 2.5명당 1명의 요양보호사를 고용해야 하고. 예를 들어 이런 자격 기준 최소한의 기준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고용만 하면 되는 거여서 시설을 내는 설립 주체가 어떤 자격을 가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의료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든지 이런 식이 아닌... 병원하고는 전혀 다른 차원인 거군요.

◆ 전지현> 네.

◇ 김현정> 돈이 있는 사람, 건물주가 필요한 자격 조건 가진 사람을 원장으로 앉히기만 하면 누구나 낼 수 있는. 누구나 정부 돈 가져갈 수 있는 거예요.

◆ 전지현> 네.

◇ 김현정> 그런데 정부 돈을 넣었으면 관리 감독이 잘돼야 되는데 지금 관리 감독은 여태 전혀 안 되고 있으니까.

◆ 전지현> 없습니다. 하는 곳이 없고 서로 책임지는 곳이 없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올해 처음 감사, 그것도 한 전체 1만 9000개 중에 1000여 개밖에 안 했는데 이 정도가 나왔으면 전체 다 하면.

◆ 전지현> 그것도 감사도 아니고 보건복지부에서 현지 조사를 한 것뿐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민간 요양원은 정부가 모든 노인 복지를 정부가 책임질 수 없으니까 민간에게 80% 정도 지원을 해 주고 노인들, 몸 아프신 분들, 어르신들의 여생을 좀 책임져 달라라고 위탁한 건데 지금이라도 관리 감독 철저히 해서 제대로 운영하는 곳은 더 지원해 주고 이렇게 엉터리로 운영되는 곳은 이제는 탈락시켜야 합니다. 옥석을 가려내야 될 시점이 될 것 같네요.

◆ 전지현> 네. 저희는 이 정부가 책임지는 이 비율을 높여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지금 1.1%라고 하셨죠?

◆ 전지현> 네. 그러니 민간은 '내 개인 사유 재산인데 왜 너희들이 난리야. 왜 정부가 회계, 재무 회계 시스템을 만들어? 이거는 우리 사유 재산이야' 라는 게 지금 시설장들의 주장이거든요. 그래서 이거는 정말 정부가 관리 감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게 국공립 시설을 늘리고 관리 감독 정말 철저히 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 김현정> 제대로 된 전수 조사가 지금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명단이 공개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이제부터는 할 수 있는 기관, 책임 있는 기관에서 나서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전지현>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전국요양서비스노조의 전지현 사무처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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