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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100돌 앞둔 임시정부 몸으로 겪은 이가 나밖에 없어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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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자동 임정기념사업회 회장 두번째 회고록

1928년 상하이 출생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

“조부 김가진 선생 ‘독립유공자 인정’ 숙원”

오늘 91살 생일 세종문화회관서 출판기념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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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는 내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돌을 기리는 증언을 남기고, 작게는 아직도 환국을 못한 채 상하이에 묻혀 있는 조부 동농 김가진 선생의 묘를 모셔오는 숙원을 풀고자 다시한번 기억을 되살려봤습니다.”

임정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이 최근 두번째 회고록 <영원한 임시정부 소년>(푸른역사)을 펴낸 이유다. 1928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백범 김구, 석오 이동녕, 성재 이시영 선생 등의 무릎에서 자란 그는 2010년 <한겨레>에서 연재했던 ‘길을 찾아서-임정의 품 안에서’를 묶어 첫번째 회고록 <임시정부의 품 안에서>(상하이 일기·2014년)를 냈었다.

“<한겨레> 연재에서는 상하이·자싱·난징·창사·광저우·류저우·치장·충칭 등으로 이어진 임시정부 이동경로를 따라 성장하고, 1945년 충칭에서 감격의 광복을 맞아 27년만에 가족이 환국하기까지 이야기를 했어요. 그뒤 한국전쟁과 분단의 현대사를 겪으며 2004년 임정기념사업회를 창립하기까지 개인사를 추가로 구술했습니다.”

김 회장은 보성중학교와 서울 법대를 나와 <조선일보> 기자로 언론활동을 시작했고, 5·16 때 <민족일보>에서 ‘사장 조용수 사형 사건’ 충격에 언론계를 떠났다. 그뒤 그는 ‘민족일보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조용수 사장의 명예회복을 끌어내기도 했다. 박정희정권의 회유를 끝내 물리친 그는 1980년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의 기원>과 한수인의 <모택동전기>를 번역해 내기도 했다. 87년 6월항쟁 이후 헌법 전문에 임시정부 법통이 기술된 것을 계기로 임시정부 계승운동에 나선 그는 2004년 사단법인 임정기념사업회 출범과 함께 회장으로 활동해왔다. “2019년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하게 되어 큰 보람이자 새로운 기운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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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표적인 독립운동 가문으로 널리 알려진 그의 가족사는 아직도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 부친 김의한은 50년 6·25 직전 납북됐고, 모친 정정화는 남편과 생이별한 채 대전 현충원에 묻혔다. 지난 2006년 재북애국지사 후손 성묘단을 조직해 평양에 묻힌 부친 묘역을 참배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산가족인 셈이다. 부친은 건국훈장 독립장, 모친은 건국훈장 애족장으로 독립유공자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조부 동농 선생은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하 독립운동 조직 대동단의 총재였고, 대한제국 대신으로는 유일하게 74살 고령을 끌고 망명해 임시정부의 고문을 지냈던 할아버지는 아직도 독립운동사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분으로 남아 있다. 충청감찰사 시절 불확실한 기록을 근거로 처음 ‘서훈 심의’가 보류된 이후, 민족문제연구소 등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후손으로서 너무나 죄송스럽고 분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

“촛불혁명에 이어, 문재인 정부 탄생, 4·27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과 조미(북미)정상회담까지 열리며 한반도의 평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충칭 임시정부 청사 기념관을 찾았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하지만 임시정부를 몸으로 겪은 이가 이제는 거의 없다. 누구라도 그때의 임시정부를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시정부는 내 삶의 뿌리였고, 살아가는 길의 좌표였다. 이 책은 내 안에 남은 임시정부의 기록이다.”

김 회장의 91살 생일인 17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회고록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김정륙(애국지사 후손)·이만열 (숙대 명예교수), 이부영(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 이사장)·이종찬(이회영 손자·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이해동(목사)·임재경(전 <한겨레> 부사장)·채현국(효암학원 이사장) 선생이 마련한 자리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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