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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트럼프 "언론인 암살 의혹 진실 규명할 것"…사우디 장관은 "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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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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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사우디 왕실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했다는 의혹에 대해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내무 장관이 강하게 부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압박하는 등 국제 사회에 파장이 커지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12일(현지시간) 국영 S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실종에 사우디 왕실이 개입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허위"라며 "그런 보도는 거짓이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사우디 정부의 장관급이 공개적으로 살해 의혹을 부인한 것은 이번 실종사건이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한 언론인 카슈끄지가 이달 2일 실종된 뒤 그를 불편하게 여긴 사우디 왕실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을 때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에 대해 그간 그가 총영사관을 떠난 뒤 실종됐다면서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강경하게 대응하는 쪽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번 사건을 터키 당국과 공동 조사하는 대표단을 12일 터키 이스탄불로 보냈다. 사우디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의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사태를 관망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중간선거 유세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카슈끄지 암살 의혹과 관련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며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것"이라고 개입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의 살만 국왕과 아직 논의한 적은 없으나 터키에서의 끔찍한 상황"에 대해 살만 국왕에게 "곧" 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사우디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되고 있다.

오는 23∼25일 사우디 리야드 리츠칼튼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최하는 글로벌 투자 콘퍼런스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에 참석할 예정이던 글로벌 기업들과 유명 인사들이 불참 의사를 밝히거나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김용 세계은행 총재, 브랜슨 회장,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가 불참의사를 밝혔다.

미국 정부 대표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참석 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으나 불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 공화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므누신 장관이 사우디 행사에 참석할지를 차후에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지도자들도 사우디 정부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르메니아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진실과 완벽한 진상이 드러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알려진 사실들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이날 대변인을 통해 카슈끄지가 살해됐다는 보도의 진위를 규명하는 데 사우디 정부가 "전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서방 기업도 잇따라 사우디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영국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중단했다. 사우디 정부가 이끄는 홍해 관광 프로젝트와 관련된 자문이사직도 사임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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