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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실종됐던 사우디 언론인, 고문받다 결국 살해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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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영사관에서 무슨 일 있었는지 확인 가능한 음성·동영상 확보한 듯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터키 정부는 실종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어떻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의해 살해됐는지를 이미 동영상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가 고문당한 뒤 살해당했으며, 시신은 훼손된 사실까지 동영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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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터키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카슈끄지가 사망했음을 입증하는 동영상과 녹음자료 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동안 카슈끄지의 마지막 모습은 결혼 준비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터키 주재 사우디 대사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전부였다. 앞서 터키 정부는 카슈끄지가 실종된 사실이 알려진 뒤, 사망 사실을 기정사실화 하며 암살에 동원된 인물들의 신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터키 정부 관계자들은 녹음 파일에는 카슈끄지의 죽음에 사우디 정부가 관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섬뜩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들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터키 정부 관계자는 "사우디 대사관 내부에서 녹음된 이 음성 기록물에는 카슈끄지가 들어간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녹음을 들으면 이들이 아랍어로 대화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녹음에는 카슈끄지가 어떻게 심문을 받았고, 고문을 당했으며, 살해됐는지가 담겨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카슈끄지가 구타당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카슈끄지는 과거 사우디의 언론사 편집장 출신으로 왕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고문 등을 맡았었다. 하지만 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왕실 정변을 통해 정권을 잡은 뒤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다 사우디를 떠나 미국에서 지냈다. 미국에서도 카슈끄지는 WP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빈 살만 왕세자가 정적 또는 자신을 따르지 않는 이들을 대하는 방식 등을 문제 삼았다.

터키 정부는 그동안 카슈끄지가 실종된 뒤 상당히 신속하게 그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왔다. 터키 정부의 이같은 판단에는 녹음과 동영상 등이 결정적 증거로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터키 정부는 파일 등을 공개할 경우 타국에서 어떻게 스파이 활동을 하는지 드러날 수 있어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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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이 녹음본과 동영상이 미국 정보기관 등에도 전달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다만 터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에 자신들이 확인한 내용 설명했다고는 전했다.

사우디는 그동안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들어왔다 곧장 나갔다면서 실종과 관련해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앞서 WP는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를 끌어들이기 위해 고위직으로 회유하려 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이 사우디 내부 대화 내용을 감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는 일단 신변보장과 고위직 등으로 카슈끄지를 사우디로 끌어들인 뒤 심문 등을 벌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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