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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日야스쿠니 궁사 "일왕이 신사 망친다" 발언 파문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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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1989년 즉위 이후 야스쿠니 한번도 참배 안해

해외 전몰자 위령비 참배에선 '깊은 반성' 표명

뉴시스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 시민들이 15일 2차세계대전 패전일(종전기념일)을 맞아 A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2016.08.1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의 최고 수장인 고호리 구니오(小堀邦夫·68) 궁사(宮司)가 "아키히토 일왕이 야스쿠니를 망치려하고 있다"라는 등 왕실비판 발언 파문으로 사퇴한다.

궁사란 신사의 최고 수장으로, 제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책으로, 고호리 궁사는 올 3월 야스쿠니 궁사 자리에 올랐지만 7개월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11일 아사히신문 등에 의하면, 야스쿠니 신사 측은 지난 10일 고호리 궁사가 왕실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을 방문해 아키히토(明仁·84) 일왕 관련 발언에 대해 사죄하고 사임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고호리 궁사의 사임 이유에 대해 "회의에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공개됐다"라고 설명했다.

고호리 궁사는 올 6월 야스쿠니 신사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야스쿠니 신사를 망치려 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는데, '주간포스트'라는 일본의 주간지가 그의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했다고 이달 보도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뉴시스

【도쿄=AP/뉴시스】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일본의 패전 70주년인 15일 개최된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과거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날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2차 세계대전 전물자 추도식이 열린 가운데 아키히토 일왕은 연설에서 "앞선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과 미치코(美智子) 왕비가 행사에 참석한 모습. 2015.08.15.



그는 회의에서 "일왕이 열심히 위령 여행을 하면 할 수록 야스쿠니 신사는 멀어져 간다", "위령 여행으로 어디를 방문하든 거기에 위령은 없다", "아키히토 일왕은 야스쿠니 신사를 망치려 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키히토 일왕은 뒤를 이어 내년에 즉위할 나루히토(?仁) 왕세자 부부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5년 4월 팔라우 방문을 비롯해, 2016년 필리핀, 2017년 베트남 등을 방문해 전몰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참배한 바 있다. 일본 언론은 아키히토의 이러한 행보를 '위령 여행'이라고 부른다.

그는 2015년 8월 15일 열린 전몰자 추도식에서는 공식석상에서는 처음으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하는 등, 우경화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와 대조되는 행보로 유명하다.

또 아베 총리는 2013년 야스쿠니를 참배해 주변국의 공분을 샀지만,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즉위 이래 단 한번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지 않았다. 아키히토의 아버지인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도 1970년대 중반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이후 야스쿠니를 찾지 않았다.

한편 도쿄(東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는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을 '정의의 전쟁'으로 긍정 미화하는 제국주의 상징으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한 일본이 근대전쟁을 벌인 주요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 246만여 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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