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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설] 北 핵탄두·핵시설 전체 신고·사찰이면 '金 비핵화'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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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미 부통령은 20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최종 협상 대상인 핵 사찰을 허용한다는 약속을 발표했다"고 했다. 이에 앞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남북 정상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이 참관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국무부는 이와 관련, "핵 사찰은 미·북, 남북 간에 공유된 인식"이라고 했다. 미 관계자들 입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핵 사찰이라는 말이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이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빈으로 보내 북측과 실무 협상을 하도록 한 것도 빈에 본부가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사찰 준비를 조율하라는 뜻이다.

평양 선언에는 '사찰'이란 말이 없다. 미사일 실험 시설 폐기에 '참관'을 허용한다고 돼 있을 뿐이다. 참관과 사찰은 완전히 다른 말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이러는 것은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공개로 북핵 전면 사찰을 약속했거나 아니면 트럼프가 북핵 사찰을 기정사실로 만들고자 하는 것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북핵 폐기는 핵 신고→사찰·검증→폐기 순서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김정은이 여기에 동의하느냐가 비핵화 성공의 처음이자 끝이다. 지금 북이 하겠다는 영변 시설 폐기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 빈에서 미·북 실무 회담이 열리면 북이 핵탄두, 핵물질, 핵시설에 대한 리스트를 내놓을지 말지 확인된다. 북이 핵 신고서를 내놓고, 한·미 정부가 말하고 있는 대로 사찰과 폐기에도 장애물을 만들지 않고 동의하면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말은 사실로 확인된다. 김은 "이른 시일 내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게 진심이기를 바랄 뿐이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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