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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사설] 추석의 ‘한-미 정상회담’, 북-미 협상 돌파구 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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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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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초미의 관심사는 24일(현지시각)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비핵화 문제,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주요 의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방북 설명을 듣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결단한다면,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은 급진전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조속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이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밝힌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 등이 미국이 요구해온 불가역적 핵 폐기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 등 대북 적대관계 종식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0일 평양 정상회담 귀국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 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며 “미국이 북한의 이런 의지를 역지사지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2차 북-미 정상회담→연내 종전선언→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추가 핵 폐기 및 한·미의 추가 상응 조치’를 비핵화 프로세스로 제시한 셈이다.

회담의 성패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느냐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중재를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그동안 강조해온 ‘핵 리스트 신고’나 ‘사찰 수용’에 대해 김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보면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상당히 전향적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런 만큼 미국도 평양 공동선언과 김 위원장 메시지를 긍정 평가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여는 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게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처를 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평양공동선언에 명시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에서 미국과 협의한 메시지를 전하고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향적인 자세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선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잘 설명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다시 적극 나서는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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