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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LGU+ 손잡은 '큰손' 넷플릭스…韓 안방극장 삼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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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시장 '넷플릭스로 줄서기' 현상 나타나

IPTV와 케이블TV 주수익원 VOD 매출감소 불보듯

뉴스1

LG유플러스가 지난 5월 실시했던 넷플릭스 3개월 무료제공 이벤트 모습(LG유플러스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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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LG유플러스가 오는 11월 자사의 IPTV 'U+tv'에서 넷플릭스 채널을 서비스하기로 예고되자, 유료방송 시장은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거대 자본을 앞세워 이미 국내 콘텐츠 제작에 손을 뻗친 넷플릭스가 IPTV를 발판삼아 접근성까지 높였으니 유료방송의 주수익원인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넷플릭스 줄서기' 현상 나타나

국내 콘텐츠 제작시장에서는 이미 '넷플릭스 줄서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는 CJ ENM, JTBC 등 주요 콘텐츠 제작사나 방송사와 제휴를 맺었다. 현재 tvN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미스터썬사인'도 넷플릭스 자본으로 제작되고 있고, 앞으로 드라마 '킹덤'도 넷플릭스가 제작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21일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방송통신정책센터장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면서 "이들은 기존의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 외에도 '미스터선샤인'같은 사례를 보고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과 수집에 연간 80억달러(약 9조원)를 투입하고 있다. 국내 지상파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연간 1조1652억원(방통위, 2017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을 투자하는 것과 비교가 안된다.

넷플릭스같은 온라인TV서비스(OTT) '옥수수'를 운영하는 SK브로드밴드의 경우는 넷플릭스 공습에 대비해 올해만 100억원을 투입해 직접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지만 넷플릭스의 자본력 앞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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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콘텐츠 투자에도 나서고 있는 넷플릭스는 지난 4월 방송인 유재석을 앞세운 추리예능을 제작하기도 했다. 2018.4.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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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시장 VOD 매출감소 불보듯

국내 콘텐츠 시장의 '큰손'이 되어버린 넷플릭스가 이제 국내 안방을 차지하기 위해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게 되면 이 VOD매출에도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를 통해 서비스되면 'U+tv'에서 간단하게 넷플릭스 회원에 가입할 수 있다. 별도 콘솔박스도 필요없다. 한달에 9500원만 내면 넷플릭스의 수천개의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물론 고화질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1만4500원이다. 1명이 가입하면 TV와 노트북PC, 스마트폰, 태블릿PC로도 시청할 수 있다.

IPTV나 케이블TV를 통해 지상파 콘텐츠를 다시보기하려면 1건당 1000원~1500원을 내야 하고, 영화를 VOD로 시청하려면 최신작은 적어도 5000원을 내야 한다. 동시개봉작은 1만원이다. 넷플릭스에 월 1만원만 내면 최신작 수십편을 볼 수 있는데 1건당 5000원씩 내고 최신작을 보려는 소비자들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넷플릭스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가져다줄 파괴력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IPTV와 케이블TV업체, 콘텐츠 제작사 모두 주수익원인 VOD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손잡은 LG유플러스도 길게보면 '독배'를 마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 3월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VOD 매출액은 7055억원이다. VOD 매출이 해마다 두자릿수씩 성장하다보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가 넘어섰다. 이는 IPTV도 마찬가지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올 8월 VOD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23% 늘어 역대 최대 월매출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의 VOD 매출도 올여름 작년 같은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이렇듯 성장가도를 달렸던 유료방송의 VOD 시장은 넷플릭스가 '플랫폼 인 플랫폼'(PIP) 방식으로 안방에 진입하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영국 BBC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영국에 진출한 2012년에 영국의 콘텐츠 투자가 반짝 활성화됐다가 이후 넷플릭스 의존도가 강해지면서 자국 콘텐츠 제작사들은 대부분 궤멸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의 영국 시장점유율은 40%를 넘어섰다.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경쟁사 입장에선 넷플릭스가 두렵겠지만, 이용자 입장에선 선택권이 넓어지고 가격이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 "토종 콘텐츠 제작사와 유료방송업계가 넷플릭스에 대항할 힘을 갖춰나간다면 우리나라 미디어산업이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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