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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월드리포트] 동성애 '커밍 아웃' 9살 소년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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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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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9살된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지역방송사가 보도한 뉴스 가운데 일부분입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현지시간 지난 20일, 목요일 오후에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 주 덴버시의 한 주택에서 9살된 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소년의 이름은 '자멜 마일레스', 초등학교 4학년인 자멜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지난 17일 개학한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한 지 나흘만에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에 불과한 어린 소년이 왜 극단적 선택을 해야했을까요? 자멜의 엄마인 레이아 피어스씨는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한 뒤 이를 견뎌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괴롭힘을 당한 이유는 자멜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커밍 아웃'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피어스씨는 학교가 개학하기 수 주 전에 자멜과 승용차를 타고 가던 중 놀라운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뒷자리에 앉아있던 자멜이 겁먹은 표정으로 자기가 'gay(동성애자)'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처음엔 장난이라고 생각했던 피어스씨는 몸을 잔뜩 웅끄린채 겁먹은 표정을 한 아들을 돌아보고는 아들의 말이 농담이 아닌 사실임을 알게됐고, 아들에게 "괜찮아, 그래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줬다고 합니다.

이후 자멜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학교가 개학한 뒤 친구들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당당하게 밝혔다고 합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자멜의 용기있는 고백을 받아주고 인정해주기는 커녕 자멜을 집단적으로 괴롭혔고, 끝내 어린 자멜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는게 엄마인 피어스씨의 말입니다.

위 동영상에도 나옵니다만, 자멜은 큰누나에게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기를 보고 죽어버리라며 괴롭힌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멜은 엄마에게 자신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큰누나 역시 동생의 힘든 처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엄마에게 제 때 전달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피어스씨는 아들이 숨지기 전까지 아들이 학교에서 아이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자멜은 로봇과 음악을 좋아했고, 작은 왕관을 쓴 채 드레스를 입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또 장차 유튜브 같은 인터넷 소셜미디어에서 유명한 사람이 돼서 엄마를 위해 새 집을 사주겠다는 꿈을 가진 착하고 사려깊은 아이였다고 합니다. 피어스씨는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집단 괴롭힘'이 얼마나 나쁜 행동이고,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인지를 사람들이 인식하고, 다시는 아들 같은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자멜을 괴롭혔던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요? 현지언론 보도들을 보면, 자멜이 다니던 학교와 관할 교육청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멜을 괴롭힌 학생들을 찾아서 처벌한다거나하는 기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위 동영상에 나오는대로 자멜의 죽음 때문에 충격을 받았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전문 상담가들을 투입한다는 기사들만 나와있습니다.

9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용기있게 '커밍 아웃'한 자멜, 하지만 친구들의 놀림과 괴롭힘을 이겨내지 못한 어린 자멜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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