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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사설] 이산가족 ‘눈물의 상봉’, 남북관계 진전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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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65년을 기다려온 이산가족들이 마침내 상봉했다. 20일 금강산 상봉 행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70년 가까이 생사조차 모르고 살았던 이산가족들은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부둥켜안았다. 하지만 상봉 가족들은 2박3일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헤어져야 한다. 특히 가슴 아픈 것은 이번 상봉자 가운데 상당수가, 만나고자 하는 가족이 이미 세상을 떠 조카 등 다른 가족을 대신 만났다는 사실이다. 어렵게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렇게 가물에 콩 나듯 열려서는 안 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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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은 남과 북 사이에 가장 큰 인도적 사업이다. 이제라도 남북은 금강산면회소를 상시 운영해 이산가족의 상봉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 직접 상봉이 어렵다면 화상 상봉이나 편지 교환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과 북이 더 대담하게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상봉 확대 추진 뜻을 밝혔는데, 북의 적극적인 화답을 기대한다.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는 중에도 북-미 사이에는 비핵화 협상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남북의 공조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가 며칠 안에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은 반갑다. 하지만 남북, 북-미 관계의 개선을 바라지 않는 세력의 방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걱정스럽다.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를 두고 미국에서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흘리고 보수언론이 이를 받아쓰는 것이 대표적이다. 남북연락사무소는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됐으며 6·12 북-미 공동성명에서도 재확인된 사항이다. 남북연락사무소 개설로 북한에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북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런 사실을 빼놓은 채 미국 내 강경파의 발언을 크게 보도하는 것은 남북관계 진전에 재를 뿌리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문 대통령이 이번 8·15 경축사를 포함해 여러 차례 밝힌 대로, 남북관계 발전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 구실을 할 수 있다. 남북연락사무소 개설도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미국도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비핵화 협상 진전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조만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하기로 했으니, 이번 4차 방북에서는 뜻깊은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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