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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화통토크]①안민석 위원장 "남북 관광교류 중요…'금강산' 방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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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다시 시작할 것"

남북 스포츠 교류 '공동훈련'으로 확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조속히 해결해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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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문화교류에 있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북한이 다른 어떤 분야보다 하고 싶어하는 건 ‘관광’이다. 관광의 물꼬를 트는 일이야 말로 국민들이 ‘남북평화시대’가 왔다는 걸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쉬운 길이다.”

안민석(52)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남북평화시대’를 여는 마중물 역할로서 ‘남북관광교류’를 강조했다. 안민석 위원장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본청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를 비롯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개성 만월대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 국정감사 때는 현장방문 일정으로 금강산 방문도 생각하고 있다”며 “남북 문화교류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사회·경제의 다른 분야 교류도 봇물 터지듯이 이뤄질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우리나라의 북한 관광은 현대아산 주도 하에 이뤄졌던 금강산 관광이 대표적이다. 1998년 11월 시작했다가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하면서 중단됐다. 지난 4월 27일 11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 평화모드가 조성됐다고는 하지만 당장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대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이 다시 시작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제재가 풀리면 아름다운 단풍이 만개한 금강산을 다시 볼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재추진

안 위원장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18·19·20대 국회에서 내리 승리한 4선 의원이다. 국회에 입성한 이후 10년 이상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만 활동을 이어온 이 분야 전문가다. 하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기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교육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분리되면서 안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수장을 맡게됐다.

안 위원장은 “남들은 3선때 하는 위원장을 4선 하반기에 맡게돼 감회가 새롭다”며 “늦깎이 위원장으로서 남북문화교류에 앞장서는 ‘평화 전도사’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안 위원장은 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 일에 오랜 시간 몰두해왔다. 지난달 초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순방길에 올라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어보를 환수해오는 성과도 냈다. 지난 10년간 진행하다 2016년 중단됐던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도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안 위원장은 “만월대를 남북이 공동으로 복원하자는데 이견이 있어선 안된다”며 “고려시대 궁궐 터인 만월대를 조사한다는 것은 한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평양 조선중앙력사박물관의 소장품들을 서울에서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0년 전 북한을 방문했는데 국보급의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다만 북한은 보존 기술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보존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게 필요하다. 또한 소장품들을 남한에서 전시할 수 있도록 국회가 앞장서서 추진해보려 한다.”

◇남북 단일팀 ‘공동훈련’ 추진…‘블랙리스트’ 적폐 청산

“2020년 다른 곳도 아닌 일본에서 도쿄올림픽이 열리는데 남과 북이 따로 출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올 가을 남북정상회담에서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이 주요 아젠다로 논의돼야 한다.”

남과 북의 스포츠 교류에 있어서는 단일팀 구성을 넘어 ‘공동훈련’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남북단일팀 구성이 일부 종목에 국한됐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거의 전종목에 걸쳐 단일팀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아이스하키 종목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농구와 조정, 카누 종목에서 각각 남북단일팀이 조성됐다. 안 위원장은 “선수들끼리 함께 훈련을 해야 선수 선발에도 잡음이 없다”며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대로 남북단일팀 구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서로의 기량 차이를 아는 것, 우리 선수들은 북한의 개마고원에 가서 마라톤 연습을 하고, 추운 겨울엔 북한 선수들이 따뜻한 남한의 제주도에서 함께 공동훈련을 한다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안 위원장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이다.

지난 한해 동안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로 떠들썩했다. 안 위원장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직까지 ‘블랙리스트’ 문제가 깔끔하게 마무리 되지 않은 것이 유감스럽다고 했다. “사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 무대가 문체부였다. 정권이 바뀐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처리를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최순실이 ‘나보다 더 한심하다’며 감옥에서 비웃을 것 같다. 적폐청산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적 청산이건 제도적인 보완이건 독하게 해야된다. 그게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다문화 교육 지원해야…‘K팝 한류’는 팔길이 원칙

“다문화 문제는 자칫 미래 한국 사회에 문제를 가져 올 폭탄과 같은 위험요소를 안고있다. 다문화 자녀들의 도태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법적 근거를 마련해서 교육 지원에 대한 책임을 지자는 거다. 다문화 자녀들을 위한 측면도 있지만 결국은 대한민국을 위한 일이다.”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2006년부터 다문화 원년을 선언하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문화적·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 위원장이 최근 ‘다문화교육 지원 제정법’을 발의한 이유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K팝의 세계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반색하면서도 정부의 간섭은 최소화 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안 위원장은 “한 문화계 관계자가 K팝이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건 정부가 간섭을 안해서라고 했다”며 “앞으로도 요청하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을 지키려 한다”고 했다.

사회 곳곳에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1차적으로 한국과 중국이 외교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문화교류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원만하게 풀리면 문화교류도 자연스럽게 다시 활발해질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문화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준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공연 관람도 일종의 문화적 소비인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영화 시장이 세계 3위 안에 든다고는 하지만 문화소비가 한쪽으로 편중해서는 안된다. 연극과 오페라 등 순수예술의 소비도 점차 확대돼야 한다. 장기적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 문화 관람 수요도 증대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1966년(경남 의령) △수성고 △서울대 체육교육학 학사 △북콜로라도주립대학교 교육학 박사 △중앙대 사회체육학부 교수 △17·18·19·20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체육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 문화정책포럼 대표의원 △민주당 원내부대표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 원장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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