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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 “귀신 싫어해 오컬트 NO! 스릴러 연출이 천직”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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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창희 감독.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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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여러 문법을 파괴한 작품이다.

스토리 라인은 전후반부로 나뉘었다. 평범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탕(최우식 분)이 다크히어로가 되는 과정이 전반부라면, 송촌(이희준 분)이 등장한 후 세 사람이 한데 뭉치는 과정이 후반부다. 전반부는 이탕을 중심으로, 후반부는 송촌과 장난감(손석구 분)에 초점을 맞춰 흘러갔다.

연출도 독특하다. 벽으로 망치를 때렸는데 피가 튀는 장면이 나오거나, 살인하는 장면은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낮에 잔디가 깔린 벌판에서 벌어졌다. 아름다운 클래식도 흘러나온다. 기괴한 내용을 세련되게 그려놨다. 예상 밖의 순간에 슬로우 모션이 깔린다.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이 작품에서 가능한 뭐든 할 수 있는 실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창희 감독은 “스타일리시한 연출은 해도 될 때가 있고 안 해야만 할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좋아한다. 이 작품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자유롭게 도전했다. 다음 작품에선 슬로우모션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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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ㅇ난감’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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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주연 배우들의 앙상블이 상당히 좋다. 완벽한 살인자가 된 이탕과 그를 쫓는 장난감 형사, 노빈(김요한 분)의 간택을 받지 못해 이탕을 부러워하는 송촌이 서로 맞물리며 흘러간다. 후반부 세 사람이 모여 각자 사연과 감정을 털어놓는 시퀀스는 ‘살인자ㅇ난감’의 하이라이트다.

“이탕은 심리를 단순하게 만들었어요. 잠재적으로 나쁜 힘이 있는 친구죠. 단순하고 명쾌하게 그렸고, 장난감은 힙하게 그렸어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담았죠. 겉은 나른한 친구가 집요하잖아요. 송촌은 호불호가 갈릴 줄 알았어요. 등장하면서 문법이 파괴되죠. 개인적으로 호가 많길 원했어요.”

이 감독이 원했던 건 리얼리즘이다. 가공되지 않은 일상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송촌을 제외하곤 다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해요. 배우들이 다 잘하면 좋은데, 저는 현실감을 중시해요. 일부로 대사를 더듬으면 연출에 넣어요. 적응 못 하는 배우들이 많아요. 최우식과 손석구는 날 것의 연기를 좋아해요. 이희준은 스펙트럼이 넓고요. 선여옥 역의 정이서는 톡톡 튀는데, 리얼리티가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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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감독.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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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를 중시하다 논란 포인트가 생겼다. 딥페이크다. 어린 장난감(김지섭 분)에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했다. 어린 손석구의 얼굴을 담은 것이다. 실제와 같은 모습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렸지만, 딥페이크가 온라인에서 올바르지 않게 사용되는 기술이라는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손석구 어린 시절 사진이 많이 없어서 이미지 모델링을 그리기도 했어요. 이 부분에 돈을 많이 들였어요. 제작자들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했는데, 리얼리티를 위해 필요했다고 봤어요.”

배우들의 연기는 선명한 데 반해, 주제 의식은 명쾌하지 않다. “나쁜 놈만 골라 죽이는 이탕은 과연 옳은가?”, “죄가 있는 사람은 공적으로만 처벌해야 하는가?”, “장난감 형사는 왜 이탕을 살려뒀나?” 등 어려운 질문만 남긴다. 올바른 형사가 되겠다는 신념의 장난감은 이탕을 살려두면서 자기모순에 빠진다.

“세 캐릭터의 자기모순이 얽히고설켜 있어요. 이탕은 능력인지 우연인지 모르고, 장난감은 그 능력을 부정하지만, 결국 무너지죠. 송촌도 계속 이탕의 능력을 집요하게 물어보죠. 과연 이탕은 좋아서 살인을 저질렀을까?라는 질문도 남아요. 시즌2를 열어두긴 했는데, 저는 이대로 이야기가 닫히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작품 전반적으로 스타일리시할 뿐 아니라 실험적인 연출이었다는 점에서 이 감독에겐 독창적인 연출가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영화 ‘사라진 밤’(2018), OCN ‘타인은 지옥이다’(2019)에 장르물에서 의미있는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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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ㅇ난감’ 스틸컷.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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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면서 다크히어로라는 말은 써본 적이 없어요. ‘사적 복수를 하고 다니는 이탕같은 사람이 있다면?’이란 발상으로 출발한 작품이에요. 복잡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계속 스릴러 바탕의 작품을 할 것 같아요. 귀신을 싫어해서 오컬트나 공포는 못 할 것 같아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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