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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伊 제노바 교량 수년째 안전성 문제시…'예견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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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교수 "모란디 교량, 기술적 실패…심각한 부식"

뉴스1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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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40여명의 사망자를 낸 이탈리아 제노바 교량 붕괴 사고가 몇 해 전부터 예견돼온 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960년대 지어진 모란디 교량은 이탈리아 북서부와 프랑스를 연결하는 A10 고속도로의 핵심 교량 역할을 해왔다. 이탈리아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교량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제노바에서는 모란디 교량 구간 약 80m가 무너지면서 그 위를 달리던 차량 30여대가 아래 철로로 떨어졌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4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16명에 달한다. 지난 2016년 보수 작업을 거쳤지만 불과 2년 만에 붕괴되면서 부실 공사 의혹이 일고 있다.

사고의 목격자들은 "다리가 무너지기 직전 번개가 내리쳤다"고 진술했지만 전문가들은 번개로 인해 교량이 이 정도로 무너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가운데 모란디 교량의 안전성에 대해 몇 년 째 위험신호가 있었으며 이번 사고는 일찌감치 예견된 사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고용주 연합인 콘핀두스트리아의 제노바 지부 대표였던 지오바니 칼비니는 2012년 제노바 매체 '일 세콜로 19'와의 인터뷰에서 새 도로 건설을 위한 콘핀두스트리아의 지원을 호소하며 "공공 사업이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10년 안에 모란디 교량이 붕괴돼 우리 모두가 몇 시간 동안 교통 체증에 처하게 되면 (도로 건설 사업 지원에) '노'라고 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뒤인 2016년엔 제노바대학 공학교수인 안토니오 브렌치치가 현지 매체 프리모카날레와의 인터뷰에서 모란디 교량을 "기술적 실패"라고 불렀다.

브렌치치는 이번 사고 이후에도 "모란디 교량은 지속적으로 보수 작업을 거쳐 왔다. 이 교량은 설계자인 리카르도 모란디가 특허를 냈다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입증되자 자신조차 활용을 중단한 기술이 사용됐으며 그로 인한 심각한 부식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의 경위를 두고는 책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이탈리아가 도로 보수에 지출하는 예산은 이웃한 프랑스나 독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루이지 디 마이오 노동장관 겸 부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교량이 위험한 것이었다면 아우토스트라데(A10고속도로 관리를 맡고 있는 민영회사)는 오래 전 다리를 폐쇄했어야 했다"며 "동일한 상태의 전국 인프라 시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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