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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나경원, 안희정 무죄에 “성관계 후 와인바 갔다고 대등한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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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위력 범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 비판

“‘예스 민스 예스 룰’ 등 입법적 조치 필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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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성폭력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해 “위력의 개념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며 “열악한 지위의 여성 내면을 깊이 고찰해본다면 위력의 범위는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지난 15일 밤 페이스북에 “이번 판결은 위력의 개념을 지나치게 협의로, 또 경직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미 성 관련 범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감정을 그 중요한 판단의 기준으로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어 “안희정의 지위는 유력 대선주자이자 차기 대통령으로 거론되는 수준이었다. (피해자인 비서가) 성관계 후 음식점을 예약하고, 와인바를 같이 갔다는 점 등 그후 통상적인 상황이 전개되었다는 정황만으로 과연 성관계 당시 피해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 (성폭력) 사후의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 전개조차도 위력의 연장 선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 의심의 범위를 넘는 것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을 떠나 상하관계에 있는 열악한 지위의 여성의 내면을 깊이 고찰해본다면 위력의 범위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함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성범죄에 대한 법조계, 사회의 인식 변화도 짚었다. 그는 “반세기 전만 해도, 성범죄 피해자인 여성에 대해 치마가 짧다, 옷을 야하게 입었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를 유발할 만했다’는 식의 언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위와 같은 인식이 성희롱적이고, 상황에 따라 인권침해적 요소도 될 수 있음을 사회 전반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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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심 판결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사회의 일반적 생각이 가야될 방향과 아직 거리가 있다면 서둘러 입법적 영역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의 도입 및 제대로 된 활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 또한 필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노 민스 노 룰’은 어떤 환경이든 상관없이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드러냈는데도 성관계가 이뤄졌을 때 이를 처벌하는 규제로, 미국 일부 주와 일부 유럽 나라들이 법제화했다. ‘예스 민스 예스’ 룰은 더 나아가 상대방의 적극적 동의가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규정이다. 스웨덴이 최근 명시적인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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