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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CJ에 대해 걱정이 많아요" 박근혜의 한마디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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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편집자주]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은 뭘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게 과연 다일까? 수많은 진실들이 검찰과 특검의 피의자 신문조서 등 수사기록 속에 아직 숨어있다. 그 무수한 비밀을 품은 수사기록을 머니투데이 법률미디어 '더엘'[the L]이 단독 입수했다. "그때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해답을 방대한 자료 더미 속에서 하나 하나 건져올려 차례로 연재한다. '비선실세'에 대한 '수사기록'을 재구성한 '비선실록'(秘線實錄)이다.

[the L] [비선실록(秘線實錄) 제14화-CJ 강요미수] "회장님, 너무 늦으면 저희 진짜 난리나요"…"편향된 사람들 모두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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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1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전격 구속됐다.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였다. 하루 아침에 총수를 잃은 CJ그룹은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현 CJ그룹 회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이끌게 됐다.

그로부터 나흘 뒤 손 회장은 청와대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다. 긴히 만나고 싶다고 했다.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손 회장을 만난 조 전 수석은 대뜸 그에게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을 메우려면 손 회장이 그룹 경영에 전념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논리였다. 그러면서 "VIP(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뜻"이라고 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조 전 수석은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CJ그룹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사실상 이끌고 있었다. 조 전 수석은 손 회장에게 갑자기 왜 이런 요구를 했을까?

당시 재계에선 "CJ가 VIP에게 찍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CJ의 영화·방송 콘텐츠들이 박 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얘기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 '변호인' '광해'의 투자·배급·제작에 CJ가 관여하면서 CJ에 '좌편향'이란 낙인이 찍혔다는 내용이었다. CJ가 운영하는 방송사 tvN의 'SNL 코리아'란 프로그램 속 '여의도 텔레토비'란 코너도 박 전 대통령 등을 희화화하며 화제가 된 터였다. 훗날 박 전 대통령도 검찰 조사에서 당시 CJ 콘텐츠의 편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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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김창현 기자



◇조원동 "회장님, 너무 늦으면 저희가 진짜 난리난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의 요구에 따라 2013년 7월8일 대한상의 회장직을 사퇴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여전히 경영일선에 머물렀다. 그러자 조 전 수석은 두 차례 손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부회장의 퇴진을 보다 강하게 압박했다. 조 전 수석은 'VIP의 뜻'이라며 "회장님, 너무 늦으면 저희가 진짜 난리난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손 회장은 2018년 1월18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 전 수석과의 통화에 대해 "만약 이 부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CJ에 불이익이 갈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조 전 수석의 이런 말은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었을까? 박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조 전 수석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 강요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 전 수석에게 CJ의 문화 분야 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특히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장악하는 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음은 2017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박 전 대통령과 검사가 주고받은 문답이다.

검사(이하 검) : 2013년 7월 4일 경 부총리 주례보고 후 조원동 경제수석을 따로 남겨 'CJ그룹이 걱정된다, 손경식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 경영에서 물너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지시를 한 사실이 있는가.

박 전 대통령(이하 박) :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조원동 수석에게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고 전달한 사실은 있다. 이미경 부회장이 편향적으로 문화계를 이끌고 있고 CJ의 독점적인 배급망이 우려스럽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는 말을 하면서 이재현 회장도 구속돼 있는데 이미경 부회장이 CJ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 지 걱정된다고 말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미경 부회장을 사퇴시키라거나 손경식 회장을 물러나라고 한 사실은 없다.

검 : CJ그룹 계열사가 피의자를 희화화한 '여의도 텔레토비'를 방송하고 영화 '광해'나 '변호인'의 투자 배급 제작에 관여했기 때문에 조원동을 통해 CJ그룹 경영진에게 경영일선 퇴진 등 경고를 보낸 것인가.

박 : 제가 조원동 수석에게 CJ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한 것과 여의도 텔레토비는 무관하다.

같은 해 4월 8일 서울구치소 내 조사실에서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CJ그룹의 편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검 : 피의자는 2013년 7월 경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되자 좌편향 문화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미경 부회장이 CJ그룹을 경영하게 될 것을 우려해 조원동 경제수석에게 이미경 부회장 퇴진 지시를 한 것 아닌가.

박 : 퇴진 지시가 아니다. 단지 걱정을 한 것 뿐이다. 당시에는 CJ그룹이 한쪽으로 편항돼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으로부터 이 부회장의 퇴진 요구를 받고 '우리 CJ가 정권에 잘못 보이게 됐구나. 큰일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훗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실제로 이후 CJ는 시련을 맞게 된다.

조 전 수석이 손 회장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다음달인 2013년 8월 CJ E&M은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전격 특별세무조사를 받게 된다. CJ 측은 특별세무조사 결과에 불복해 조세심판청구까지 냈지만 결국 296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추징받았다.

세무조사가 끝나갈 무렵 이번엔 CJ E&M의 계열사 엠넷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깃이 됐다. 2014년 6월 소비자 동의없이 자동결제 가격을 인상했다는 이유에서다. 엠넷은 시정명령을 받는 것으로 그쳤지만 2014년 12월엔 또다시 CGV가 공정위 조사를 받으며 시정명령 뿐 아니라 3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손 회장은 CJ그룹 계열사에 대한 이런 일련의 조사에 대해 정권 차원의 압박으로 받아들였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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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김창현 기자



◇손경식 "편향된 사람들이 있어 모두 정리했다"

조 전 수석으로부터 CJ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전달받은 CJ는 2014년 본격적으로 박근혜정부와 코드 맞추기에 나섰다. 영화 '국제시장'을 필두로 우파 성향의 영화 제작과 배급에 나서고 각종 코미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의 조치가 이어졌다. 그해 9월에는 이 부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는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걱정거리'가 대부분 해소된 셈이었다.

박 전 대통령과 손 회장의 독대가 성사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2014년 11월 27일 삼청동 안가에서 이뤄진 첫 독대에서 손 회장은 CJ가 박 전 대통령이 우려했던 문제를 해결했으며 앞으로 정부의 시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2016년 11월13일 서울중앙지검 1113호 조사실에서 손 회장이 검사와 주고 받은 문답을 보자.

검 : 대통령과 처음 독대한 시기는 이미경 부회장이 출국한 이후인가.

손 회장(이하 손) : 그렇다. 이미경 부회장은 (2014년) 9월에 미국으로 출국했고 그로부터 약 2개월 후 11월27일 대통령과 첫 독대가 성사됐다.

검 : 어떤 대화를 나눴나.

손 : 대통령께서 "CJ그룹에서 하는 영화 및 방송 사업이 정치적으로 조금 편향돼 있다"는 취지로 말씀했다. 그래서 제가 "CJ그룹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람들 중에 편향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제가 이번에 모두 정리를 했다. 앞으로는 방향이 바뀔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씀드렸다.

검 : 당시 대통령이 CJ그룹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주로 말씀하신 것인가.

손: 예. 제 기억으로는 CJ가 좌파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취지의 말씀을 주로 하셔서 제가 몇번이나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린 기억이 있다.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드려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 후 '명량' 등과 같이 국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화도 제작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대통령께서 "문화사업을 중점적으로 잘 진행해주시기 바란다. CJ에서 영화를 잘 만드는 소양도 있으니 방향을 바꾸어 잘 해준다면 나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취지로 말씀했다.

정권의 코드에 맞춘 문화사업도 즉각 실행됐다. 손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이채욱 부회장을 불러 문화사업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관심을 전하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가면 정부와의 관계가 원만해질 것 같다"며 그룹 차원의 사업 실행을 독려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K-컬처밸리' 사업이다. 박근혜정부가 추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일환으로 고양시 일산 장항동 부근에 테마파크와 공연장, 문화시설 등 거대한 한류문화 콘텐츠 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었다. CJ그룹은 손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지 2개월여만인 2015년 2월에 경기도와 K-컬처밸리 사업에 대한 투자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또 2016년 1월 K-컬처밸리 사업에 대해 무려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즈음 박근혜정부와 CJ그룹의 관계는 180도 달라진다. 심지어 CJ가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불거질 정도였다. CJ가 투자협력의향서를 체결하기 한달 전 경기도가 청와대로부터 CJ에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박수영 당시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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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이 빨리 석방되면 좋겠다"



박근혜정부 당시 CJ그룹의 최대 과제는 이 회장의 사면이었다. 손 회장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관계 개선의 신호로 여기고 이를 계기로 이 회장 구명운동에 나섰다.

다음은 2016년 11월 23일 서울중앙지검 1113호 조사실에서 손 회장과 검사가 주고받은 문답이다.

검 : 진술인은 이재현 회장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한 사실이 있는가.

손 : 예. 행사장에서 대통령을 뵐 때나 독대를 할 때 이재현 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으니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몇번 드린 적이 있다.

검 : 언제인가.

손 : 2014년 11월 독대할 당시 이재현 회장이 구속집행정지 상태였다. 그래서 제가 위 독대 과정에서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매우 안 좋아서 걱정이라는 취지로 말씀드렸더니 대통령께서 "건강이 안 좋으셔서 어떻게 합니까"라는 취지로 걱정을 해주신 적이 있다.

검 : 그 외에도 석방을 건의드린 사실이 있는가.

손 : 2015년 1월 CJ에서 제작한 영화 '국제시장'을 개봉할 때 대통령을 모시고 관람행사를 가졌는데 그때도 기회가 되면 이재현 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드린 것 같다. 2015년 2월 (서울) 상암동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창조융합센터 개소식을 한 적이 있는데 이 행사에 대통령께서 참석했다. 그래서 제가 그 기회에 이재현 회장이 빨리 석방되면 CJ 사업도 원활하게 잘 돌아갈 것 같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또 2016년 5월경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K-컬쳐밸리 착공식을 했을 때 그때 제가 대통령께 이재현 회장이 석방되면 이런 사업들도 스피드업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씀드렸고 그때 대통령이 '스피드업이요?'라고 되물으신 기억이 있다. 2016년 6월 경 파리에서 K-컨벤션 행사를 하기 위해 대통령을 모시고 프랑스로 간적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행사를 마치고 차를 타시고 떠나시는 것을 전송하는 과정에서 이재현 회장이 빨리 석방되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검 : 대통령이 뭐라고 답변했나.

손 : 구체적인 언급은 안 했고 건강이 안 좋아서 어떻하시냐고 하시면서 이재현 회장의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말씀을 많이 했다.

손 회장의 진술대로라면 그는 2014년 11월부터 2016년 8·15 특별사면으로 이 회장이 풀려나기까지 박 전 대통령에게 최소 5차례 이 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한 셈이다.

청와대는 이 회장을 모른 척 하지 않았다. 2015년 12월말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 "이재현 회장 도울 길 생길 수 있음. 재상고→기각→형집행정지 신청(재수감 검찰 결정)"이라는 메모가 적힌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당시는 이 회장이 2015년 9월10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후 2015년 12월 15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직후였다.

이 때 이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이 나오자 재상고한 상태였다. 문제는 사면을 받으려면 판결이 확정돼야 한다는 점이었다. 재상고가 기각되거나 취하돼야만 사면이 가능했던 셈이다.

2016년 7월 이 회장은 돌연 재상고를 취하한다. 그리고 다음달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다. 이 회장이 이미 특별사면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이 회장 측이 미리 청와대로부터 사면에 대한 언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CJ측과 박 전 대통령 모두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먼저 손 회장의 진술을 살펴보자. 다음은 2016년 11월 23일 서울중앙지검 1113호 조사실에서 검사와 주고받은 대화다.

검 : 재상고를 포기한 경위는 무엇인가.

손 : 이재현 회장을 면회가서 "재상고해도 우리가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번에는 사면을 기대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 재상고를 포기하자. 정권도 임기가 거의 다 돼가 이번이 사면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는 취지로 설득했다. 그랬더니 이재현 회장이 매우 낙담을 하면서 저의 말에 동의를 하여 재상고를 취하한 것이다.

검 : 재상고를 포기한 것은 7월19일인데 약 7개월 전인 2015년 12월 27일 (안종범 수첩에서) 대통령이 재상고 → 기각 같은 말씀을 한 걸로 봐 청와대 측과 사전 교감 하에 이재현 회장의 재상고를 포기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손 : 그런 사실 전혀 없다. 재상고 포기할 때까지 변호사가 열심히 재상고 준비를 했다.

검: 안종범의 수첩 내용 등에 비춰 보면 대통령에게 수회 사면을 청탁해 청와대 측으로부터 사면을 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은 후 이재현 회장에게 위와 같이 재상고를 취하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보이는데.

손 : 그렇지 않다. 어떻게 사면을 미리 알 수 있겠는가.

박 전 대통령은 손 회장으로부터 이 회장의 사면을 부탁받은 사실조차 부인했다. 다음은 2017년 3월21일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이뤄진 조사 내용이다.

검 : CJ 손경식 회장으로부터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안 좋아 구속집행정지 연장이 지속되고 빨리 선처(석방)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부탁을 수차례 받은 사실이 있나.

박 : 손경식 회장이 조카인 이재현 회장이 건강이 안 좋으니까 걱정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손경식 회장이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검 : 손경식 회장은 청와대 비공개 면담 등에서 피의자에게 이와 같은 부탁을 했다고 하는데.

박 : 그런 이야기 한 적이 없다. 그분이 조카 건강이 안 좋아 걱정을 많이 한다는 것을 제가 알고 있었을 뿐이다.

검 : 2015년 12월 하순경 안종범에게 이재현 회장을 도울 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 사실이 있는가.

박 : 없다. 그것은 안종범 수석하고 의논할 일이 아니다.

검 : 안종범은 2015년 12월 27일자 수첩에 '이재현 회장 도울 길 생길 수 있음. '재상고→기각→형집행정지 '라고 기재했는데 피의자가 이와 같이 말한 것이 사실 아닌가.

박 : 그런 사실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은 2018년 4월6일 국정농단 사건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뿐 아니라 이 부회장에 대한 사퇴 '강요미수' 혐의도 유죄로 인정돼 징역 24년을 선고 받았다. 손 회장에게 직접 이 부회장의 사퇴를 강요했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 조 전 수석은 같은 해 7월26일 항소심에서 원심처럼 유죄로 판단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조 전 수석은 상고해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편에 계속]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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