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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111년만의 폭염에 '북캉스'…새로운 피서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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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피서 대신 도서관 피서 ‘북캉스’ 새 풍속도 /휴가 맞아 도서관에서 가족들과 시원하고 여유로운 피서/폭염 기승 부리면서 도서관 이용객 평소보다 2.5배 이상 늘어

세계일보

충남 홍성군 홍북읍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충남도서관에서 지난 14일 휴가를 보내는 가족단위 이용객들.


111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이 ‘북캉스(book+vacance)’라는 새로운 피서 풍속도를 만들었다.

“쾌적하고 편안한 분위기, 나무향 은은한 목재 책장에서 책 한권 골라 도서관에 앉으면 시원한 숲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예요” 15일 충남 홍성군 홍북읍 내포 신도시에 위치한 충남도서관에서 만난 김정희(38)씨는 “폭염 피서지로는 도서관만한 곳이 없다”며 “필요한 정보도 얻고 마음의 양식을 채우며 도서관에서 휴가다운 휴가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 여름 휴가를 가족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보냈다. 김씨와 초등학생 두 아이들, 남편 등 네명의 가족은 휴가기간 집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충남도서관으로 나가 책도 읽고 신문도 읽고 도서관 PC를 이용해 정보검색도하고 영화도 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김씨는“ 남편과 함께 아이들이 방학숙제 하는 것을 지켜보고 북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결혼 후 처음으로 휴가다운 휴가를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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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청수도서관 1층부터 3층까지 나무로 만들어진 200석 규모의 계단 ‘아트리움’에서 북캉스 즐기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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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중앙도서관 벽면서가.


40℃에 육박하는 미친 폭염이 계곡이나 바닷가 대신 시원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더위를 식히는 ‘북캉스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시민들이 휴가대신 도서관을 찾는 것은 우선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 때문이다. 집에 있으면 전기사용료 걱정에 에어컨도 마음대로 켜지 못지만 도서관에 나오면 돈 안들이고 냉방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요즘 새로 지어진 도서관은 자연과 미래를 생각하는 자연친화적 건축물과 이용자 눈높이에 맞는 공간구성 등으로 ‘이곳이 도서관이야 호텔이야’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지난 4월 개관한 충남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 2172㎡ 규모의 첨단 도서관이다. 지하 1층은 문서고와 기계실, 창고 등이, 지상1층은 일반·어린이·유아 자료 열람실과 다목적실, 교육문화동 등이 들어섰다. 2층에는 사무실과 북카페, 그룹스터디실, 전자자료실, 전시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3층은 열람실, 충청학과 백제학 도서로 꾸민 특성화 자료실, 세미나실, 전산실 등이, 4층에는 식당, 주방, 하늘정원 등을 배치했다. 열람실 등의 좌석 수는 총 869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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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충남 아산시 중앙도서관에서 음악을 들으며 정보검색을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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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북읍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충남도서관에서 북캉스 즐기는 시민들. 김정모 기자


각 층에서는 복사·출력·스캔·팩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과 자료검색용 PC는 물론 전자신문과 전자잡지 등 최첨단 시스템이 배치돼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WIFI) 시설을 설치, 도서관 안팎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충남도서관은 높은 벽면서가와 리딩데크가 인상적인 도서관이다. 개관후 하루 2000명 가량이던 충남도서관은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된 7월말부터 현재까지 이용객이 하루 평균 5000명으로 늘었다.

지난 2월 충남 아산시중앙도서관도 독서, 관람, 체험, 커뮤니티 공간에서 정보의 바다를 거닐며 노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하우스다. 벽면의 색이 보통은 흰색과 회색인데 반해 층별·공간별 색채계획을 도입해 이용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색채를 적용했다. 개방감을 주기 위해 사인물을 벽면에 전면 부착한 것이 특징이다. 1층 로비에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리딩데크’, 2~3층 종합자료실 7미터 벽면서가, 50만권을 수용할 수 있는 보존서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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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중앙도서관의 높은 벽면 서가에서 책을 읽으며 더위를 식히는 시민들.


아산시 중앙도서관 곳곳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각종 시스템(스마트미디어테이블, 오디오북 키오스크, 전자 신문·잡지 키오스크, 핸드폰충전기, 전자사물함 등)을 구비해 도서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블루투스 기반의 전자사물함은 분기별로 사용 가능했던 기존 사물함의 불편함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책가도’(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이미지를 활용해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해 이용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산시 중앙도서관은 전국 도서관 최초로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인증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본 인증(ZEB 5)을 취득했다. 친환경건물인 아산시 중앙도서관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열린 교육문화 복지공간으로써 사람이 중심인 가치를 실현한다는 목표로 세워진 도서관이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아산시 중앙도서관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아산시 중앙도서관은 하루평균 2000가량이 이용하는데 피서철인 7월말부터는 하루평균 3000가량으로 이용인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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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청수도서관에서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북캉스를 보내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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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서관 건물과 건물 사이에 설치된 야외물놀이 시설에서 더위를 식히는 어린이들.


충남 천안지역 최초 영어특화 도서관인 청수도서관은 하루 평균 2000여명이 도서관을 찾고 있다. 휴가철인 요즘은 하루평균 4000명 이상이 도서관을 찾고 있다.

지난 7월 개관한 청수도서관은 어린이들이 쉽고 즐겁게 영어를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영어 관련 서적과 자료가 배치돼 타 도서관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도서열람, 영어가상체험, 영어독서진단, 영화감상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청수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면적 6263㎡ 규모로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 영어자료실, 가상체험실, 스터디룸, AR룸, 멀티룸, 동아리실, 미팅룸, 북카페 등을 갖췄다. 입구에는 1층부터 3층까지 나무로 만들어진 200석 규모의 계단 ‘아트리움’에는 의자와 편안하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자유롭게 독서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천안·아산·홍성=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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