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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경자의 내 인생의 책]②중국의 붉은 별 - 에드가 스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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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이라는 사람

경향신문

같은 지구에 살면서 입에 올리거나 좋아하면 안되고, 심지어 좋아했다고 감옥에 가야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마오쩌둥(毛澤東)’이라는 사람이 그랬다. 좋아하거나 흥미를 보이면 안되던 그 사람, 마오쩌둥을 통째 소개하는 책이 출판되어 나를 흥분시킨 건 1985년이었다. 책 제목은 <중국의 붉은 별>. 두 권으로 된 책을 사서 읽는데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나는 거의 전염병에 걸린 것 같았다. 젖먹이 딸을 기르면서도 책을 손에서 뗄 수 없었다. 이후에도 여러 번 읽었고 올해도 한 번 읽었다. 어떤 소설이 이와 같이 재미있고 흥미로울까. 중국과 마오쩌둥을 혐오와 경멸로 대하게 학습된 나에겐 중국의 공산주의자들과 혁명가들이 충격 그 자체였다. 이로써 중국은 나에게 ‘호기심 천국’이 됐다. 나를 중국에 빠져들게 한 책은 <삼국지>나 <홍루몽>이 아니었다.

1976년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거의 십년쯤 지나서 <중국의 붉은 별>을 읽었고 또 십년쯤 지나서 중국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1990년대에 가 본 상하이의 인민들은 아직 가난했고 농촌의 빈민들이 몰려들었지만 당당함이 느껴져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오지(奧地)의 소수민족 중 모쒀족의 어떤 가정에선 마오쩌둥을 신으로 섬기고 있었다. 그가 평등을 실현하고 해방시켰다고 말한 젊은 남자의 얼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중국의 붉은 별> 2권엔 부록이 달렸다. ‘중국혁명의 인물들’이다. 중요한 인물들에 대한 해설 같은 건데 소설가인 내겐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되는 건 바로 인간성의 박물관 같기 때문이다. 더러는 어떤 인물을 소설에 등장시키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이경자 | 소설가·한국작가회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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