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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멘티가 주도하는 멘토십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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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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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202]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큰 '축복'이다.

하지만 막상 입사하면 사람들은 담당 업무와 사내 시스템에 적응하기 바쁘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기에 급급한 직원들을 위해 회사는 선배(멘토)가 후배(멘티)를 돕는 '멘토십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멘토십 프로그램이 멘티에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까. 회사가 시키니 의례적으로 멘토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멘토십 프로그램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 IBM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 부문 최고마케팅책임자이자 현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겸임교수인 다이앤 브링크(Diane Brink)를 '켈로그 인사이트(KelloggInsight)'가 인터뷰해 해법을 제시했다. 켈로그 인사이트는 최근 '멘토·멘티 관계를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5 Ways to Get the Most Out of a Mentor-Protege Relationship)'이란 제목으로 브링크 교수의 의견을 소개했다.

브링크 교수는 우선 멘토가 멘티를 대할 때 '벌칙 없는 환경’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멘토가 (멘티보다) 경험이 더 많겠지만, 멘토·멘티 관계는 선후배 사이의 군기가 아니라 서로 의견을 이야기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멘토와 멘티 둘 다 솔직하고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멘토는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멘토가 멘티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말은 "우리는 단지 대화하기 위해 만난 두 사람일 뿐이다. 당신을 위해 내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다.

브링크 교수가 제시한 두 번째 방법은 멘토와 멘티 둘 다 해당 멘토 프로그램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다. 그는 "해당 역할에 완전하게 몰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 멘토들이 멘토십 프로그램에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브링크 교수는 일부 멘토들이 단순히 멘티들의 말을 듣기만 하고 몰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멘티의 말에 100% 집중하지 않고, 멘티의 말을 듣는 동시에 다른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을 보이는 것이다.

세 번째로 멘티가 리드하는 멘토·멘티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브링크 교수는 조언했다. 멘토를 받는 멘티들이 해당 관계에 몰입하는 것은 단순히 멘토의 조언에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니다. "멘티들은 해당 관계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mentees need to own the relationship)"고 브링크 교수는 권고했다. 예로, 브링크 교수가 과거 담당했던 한 멘티는 멘토 미팅을 하기 일주일 전부터 해당 시간에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계획을 세웠다. 이런 모습에 브링크 교수는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해당 멘티가 멘토와의 관계를 본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바꾸려고 고민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브링크 교수는 "모든 멘토링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사람은 멘티"라고 단언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네 번째 방법은 '큰 그림'을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 멘토의 주 업무는 멘티가 스스로의 가능성을 깨닫게 하고, 멘티가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멘티의 장점은 길러주고 약점은 보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지금 당장 멘티가 승진하도록" 기여하는 것이 아니다.

브링크 교수는 과거 멘티와 함께한 경험을 소개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멘토링을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멘티는 브링크 교수를 만나자마자 자신의 다음 커리어는 무엇이 될 것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 멘토인 브링크 교수가 어떻게 본인을 도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나열했다. 브링크 교수는 여기까지 듣고 멘티의 말을 멈췄다고 회상했다.

당장 자신의 커리어 승진을 위해 멘토가 할 수 있는 일을 멘티가 생각하기보다는 몇 년 후에 본인이 하고 있을 업무가 무엇인지 멘티가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브링크 교수가 선호하는 멘토링 방식이다. 그는 "새로운 업무가 생기고, 기존 업무가 사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18개월 동안 마케팅 부문에 생긴 변화와 새로운 업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브링크 교수는 '미래에 자신이 회사를 경영하는 모습이 그려지는가' '외국에서 일하는 모습이 그려지는가' 같은 질문들이 더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질문은 멘티가 본인의 커리어 계획을 더 폭넓게 세우도록 만들고 자신이 맡을 수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고려하도록 이끈다.

마지막으로 브링크 교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와 멘티 모두 배울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링크 교수는 특히 멘토 입장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이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임을 강조했다. 멘토는 멘토링을 통해 자신이 담당하는 멘티의 성공에 기여하는 것에 물론 만족을 느낀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멘토링을 통해 선배들은 조직 내 사내 정치라든지 조직이 직급별로 직원들에게 소통하는 방식이 얼마큼 효율적인지 알게 될 수도 있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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