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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항소심서도 사형 구형에 이영학 측 "공권력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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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딸의 친구를 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조선일보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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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19일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김우수) 심리로 열린 이영학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 그대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이영학은 지난 2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수사 검사가 ‘너무 비인륜적이라 법정에서 노출이 안 됐으면 좋겠다'고 한 이 사건에서 이영학은 자신의 딸까지 (범행에) 이용했다”며 “극도로 잔혹한 범행이고, 사후 처리 방식 등을 보면 결코 이영학은 정신병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범행을 은폐하려 하는 등 개선의 여지도 없다”며 이영학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했다.

검찰은 “지능지수(IQ)가 54라고 주장하는 분이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것을 재판부와 방청객도 보지 않았느냐”며 지능에 결함이 있다는 이영학의 주장도 반박했다.

이영학 측 변호인은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감형(減刑)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영학이 사회 규범을 무시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법 질서를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교정 가능성과 개선의 여지가 있는 만큼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사형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산 점은 인정하지만 공분이 크다고 해서 그만큼 되받아치는 것은 형벌이 아니다. 그것은 공권력의 복수”라고 주장했다.

이영학은 울먹이며 최후진술을 했다. 그는 “큰 죄가 무서워 진실을 외면하고 양심마저 버린 살인자로서 오늘날 역겨운 쓰레기의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착하고 여린 학생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마지막까지 거짓으로 치장하려는 모습이 (유족에게) 얼마나 큰 아픔과 상실감을 드렸을지 깊이 사죄드린다”며 “부디 건강하시고 제게 주어진 삶의 마지막 날까지 죄송하다고 빌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살인자로서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 썩은 짐승이 아닌 사람이 되겠다”라며 “모든 게 제 잘못이니 못난 아버지가 만든 지옥에서 살아갈 딸은 부디 용서해달라”고 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자신의 딸(15)과 짜고 딸의 친구 A(당시 14세)양을 집으로 불러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이고 추행을 한 뒤, 이튿날 A양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영학은 또 딸과 함께 강원 영월군의 한 야산으로 가 A양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추악하고 몰인간적인 범행을 저질러 우리 사회 전체를 공분에 휩싸이게 했다”며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키는 사형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이영학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일 오후 2시 20분에 열릴 예정이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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