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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개인 금융비서' 시대 열린다..‘마이데이터’ 업종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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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신용정보법 개정해 신용정보관리업 신설
“금융기관보다 열위에 있었던 소비자 주권 신장 계기”

고액자산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도 금융 컨설턴트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금융위원회는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신용정보관리업’이라는 기존에 없던 금융업종을 신설하기로 했다. 신용정보관리업은 금융소비자로부터 받은 각종 금융정보(마이데이터)를 분석해 정보 제공자에게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신용등급을 높이는 자문 등을 제공한다. ‘마이데이터’라고 불리는 이 산업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핀테크 업체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보편적인 금융서비스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자기정보 결정권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정보 부족으로 인해 금융회사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던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여 금융서비스의 전반적인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마이데이터 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진정한 소비자 중심의 금융혁신이 촉진될 것”이라며 “데이터 주도 경제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산업, 개인 신용관리부터 금융상품 추천까지

조선비즈

조선DB



현재 금융소비자는 금융사들이 추천하는 상품을 고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금융상품은 차주별, 은행별로 표준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 딱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는 없다. 자산관리의 경우에도 통상 고액 자산가에게만 한정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금융위가 이러한 금융소비자의 불평등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하는 마이데이터 산업은 소비자 개인의 신용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동시에 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개인의 신용관리·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산업을 통해 △금융사·상품별 정보제공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데이터 기반 자문서비스 제공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신용정보법상 신용조회업과 구분되는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을 별도로 신설하기로 했다. 기존 신용조회업인 신용정보회사(CB)는 단순히 개인신용평점 및 이와 관련된 신용정보를 금융회사 등에 제공하는 데 그치지만, 신용정보 관리업자는 금융자문, 신용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고유 업무를 신용정보 통합조회서비스로 하고 정보 주체에게 신용등급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부여할 방침이다. 또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인의 신용평점 개선, 금리인하 요구 등을 위한 대리행사 등 정보관리 업무를 부수 업무로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은 금융회사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설명요구, 이의 제기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문·일임업, 금융소비자보호법상의 금융상품자문업도 겸영업무로 인정하기로 했다.

◇진입규제는 대폭 낮춰 다양한 핀테크 기업 진출 유도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진입장벽을 낮춰 다양한 업체의 진입을 유도할 방침이다. 개인 CB업과 달리 금융기관의 50% 출자의무를 두지 않는다. 또 전문인력 요건도 허가요건에 포함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사업임을 감안해 등록제 대신 허가제로 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핀테크산업 생태계 조성, 금융상품 판매와 자문과의 이해상충, 과도한 정보집중 가능성 등을 허가요건으로 삼을 계획이다. 최소 자본금 요건은 5억원으로 하고 정보유출 등에 대비해 배상책임보험 가입도 의무화한다. 금융회사, CB사와 마찬가지로 신용정보 관리·보호인은 두도록 한다. 또 정보보안을 위해 정보처리시설 및 정보유출 방지를 위한 기술적·물리적 보안시설도 갖추도록 한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 도입을 위해 올해 하반기 중 관련 법개정 사항을 담은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법개정 이후 조기 정착을 위해 유관기관, 금융·핀테크·데이터산업 종사자 등과 협의를 통해 세부추진방안 마련도 병행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신용정보원·금융보안원, 금융업권별 협회, 핀테크산업협회 등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 도입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kal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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