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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자 소득이 아르바이트생한테 이동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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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현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가계소득 증가를 막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자영업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에서 가계로 소득을 이동시키지는 못하고, 자영업자 소득을 줄이거나 폐업을 유발해 오히려 가계소득을 줄인다는 것이다.

한화증권은 최근 발간한 '가계소득은 왜 제대로 안 늘어나는가?' 보고서에서 "가계소득이 증가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자영업이 쇠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수십 년간 기업이 급여를 통해 가계로 이전하는 소득이 늘었지만 자영업자가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면서 전체 가계소득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김일구〈사진〉 리서치센터장은 "자영업자 이익 비중은 1990년대 국민소득의 22.2%에 달했지만, 외환 위기 이후 급감해 지난해 13%에 머물렀다"며 "국민소득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72.1%에서 지난해 61.3%까지 줄어들었는데 이는 자영업자 이익 감소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 비중이 25.5%에 달하는 현실에서 10% 안팎인 서구에서 만들어진 '임금주도 성장'을 변형한 '소득주도 성장'은 오히려 소득 증가에 악영향을 준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면 자영업자의 소득이 아르바이트생으로 이동할 뿐이고, 버티지 못하고 아예 가게 문을 닫을 경우에는 취약 계층인 영세 자영업자와 해당 업체 취업자 모두 소득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은 소득 수준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사회안전망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결혼할 경우에는 주택수당, 아이를 낳으면 양육수당 등을 정부가 제공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joyj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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