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평균 12% 정도인데 한국에선 25% 이상이 자영업자다. 치킨집·편의점 하는 사람들이 자기 착취를 해도 생산성이 낮은데, 최저임금을 올리라고 하니 부담이 되는 것 아닌가. 다른 나라 같으면 자본가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을 자본가로 만들어놓고 '최소한 이 정도 임금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까 문제가 된다."
장하준(55·사진)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17일 최저임금제 논란을 두고 쓴소리를 했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쁜 사마리아인들―불온도서 지정 10년'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다. 장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촌 동생이다.
장 교수는 "세금을 걷어 복지정책으로 격차를 메워주기 전의 소득분배를 보면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제일 평등한 나라이지만 재분배 이후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는 OECD 평균 이하가 된다"면서 "말하자면 영세 자영업자들이 복지가 해야 할 역할을 많이 담당해 왔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소매업·서비스 부문 생산성이 낮아지는 것을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그런 부문은 대기업에 맡기고 복지 지출을 늘려서 생계형 자영업을 하지 않아도 기본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구조적 문제를 보지 않고 '왜 너희는 말도 안 되는 임금을 주고 장사하냐. 엄살 아니냐'고 영세 자영업자에게 이야기하면 그걸 받아들이겠냐"고 지적했다.
곽아람 기자(aram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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