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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포경업자는 로마인”…유적지서 회색고래 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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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국·프랑스연구팀 지중해역서 찾아내

지브롤터지역은 로마 수산물가공 중심지

대서양서 활동하는 고래 발견 흥미로워

11세기 포경업 등장설보다 훨씬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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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 로마 유적지에서 고래 뼈가 발견됐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로마인들이 최초로 포경업을 시작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해준다고 밝혔다.

영국 요크대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스페인 카디즈대 공동연구팀은 12일 <영국 왕립학회보 B:생물학>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브롤터해협의 로마 유적지에서 북방긴수염고래(Eubalaena glacialis)와 회색고래(Eschrichtius robustus)의 뼈를 찾아내 유전자 지문 검사를 한 결과 고래들이 주요 서식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중해에서 출산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의 지브롤터해협은 대서양에서 지중해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요크대의 카밀라 스펠러 박사는 <비비시(BBC)> 인터뷰에서 “북방긴수염고래는 포경산업 때문에 동부 북대서양에서 사라져가고 있고 회색고래는 북대서양 전역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지중해 지역에서 두 종의 고래 흔적이 한꺼번에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역사적으로 서식했을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지중해에서 두 고래가 활동했다는 가설을 검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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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지브롤터해협에 있는 로마와 로마 이전 시기 유적지에서 고래로 추정되는 뼈 10개를 찾아내 고대 디엔에이 바코드와 콜라겐 지문법을 통해 분석했다. 스페인 서북부의 아스투리아스 해안에서 수집된 뼈도 분석 대상이었다. 연구팀은 각각 세 마리의 북방긴수염고래와 회색고래를 분석해냈다. 북방긴수염고래와 회색고래는 지브롤터지역에서 적어도 로마 말기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들 고래가 지브롤터지역을 활동무대로 삼고 특히 지중해를 출산지로 삼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의 활동영역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넓었으며 2000년 전에 북방긴수염고래와 회색고래가 다른 고래들처럼 이 지역에서 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브롤터지역은 로마시대 수산물 가공 산업의 중심지였다. 염장 생선 등 가공들은 로마제국 곳곳에 후송됐다. 지금도 이 지역에서는 대형 염장 탱크를 포함한 수백개 공장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 로마인들이 참치를 잡았던 것처럼 보트와 수작업용 작살을 가지고 고래를 잡아 고기나 기름 등을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로마 제국 연안에서 대형 고래들이 살았다는 것은 로마인들이 북방긴수염고래와 회색고래를 만났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마인들은 아마도 지중해에서 주로 발견되는 날쌘 향유고래나 참고래보다 이들 고래를 잡기가 쉬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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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로마인들이 얼마나 활발히 고래사냥에 나섰는지, 실제로 고래잡이 어업이 성행했는지 알 수는 없다. 인류는 수천년 동안 고래사냥을 해왔지만 고래를 산업 규모의 교환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 곧 포경업자는 11세기 스페인 북부 바스크 사람들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펠러는 “핵심은 로마인들이 바스크인들처럼 실제로 산업 규모로 고래사냥을 했는지이다. 북방긴수염고래와 회색고래 같이 접근하기 쉬운 연안 고래들이 로마제국 해안에 존재했다는 것은 당시 고래산업이 성행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해준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아나 로드리게스 박사는 “지중해처럼 심층 연구가 진행된 한 지역에서 두 종의 고래를 놓쳤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또 무엇을 놓쳤는지 궁금해진다”고 <비비시>에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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