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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총, 간부만 쓰는 ‘6억 골프회원권’도 장부서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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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6·2010년 협회 명의로 2장 구입

장부 기재 않고 총회에도 보고 안해

직원들 대부분 보유 사실조차 몰라

삼성 노조와해 의혹 검찰수사 받자

회원권을 공제회 재산에 편입·매각

수사대상 간부들 변호사비 쓰기로

35억원 외 광범위 회계부정 가능성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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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부정과 탈세 의혹 등이 제기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골프장회원권 6억원어치를 수년째 장부에 잡지 않은 채 보유해 왔고,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이를 팔아 임직원들의 변호사 비용으로 쓰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총 스스로 밝힌 회계 장부 누락액 35억원 이외에 골프장회원권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총의 회계 부정이 훨씬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경총 전·현직 임직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총은 2006년과 2010년 골프장회원권을 ‘경총’ 법인 명의로 사들였다. ‘티클라우드CC’와 ‘크리스탈밸리CC’(옛 블루버드CC) 등 두 곳으로, 지난해 말 기준 회원권 시세를 합치면 6억5600만원에 이른다. 경총은 법인 명의로 골프장회원권을 구매했지만 협회 회계 장부에 올리지 않고 총회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일부 임원과 간부들이 이를 사용했고, 직원들 상당수는 회원권 보유 사실도 알지 못했다. 경총의 한 본부장은 “임원과 간부들이 회원권으로 골프를 쳤다”며 “업무상으로도 쳤고, 간부들끼리도 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초 경총 임원진은 직원공제회 총회에서 ‘골프장회원권을 경총 직원들이 만든 공제회의 자산으로 편입한다’고 알렸다. 당시 작성된 총회 문건을 보면, ‘기타 추인 사항’으로 “골프장회원권을 공제회 자산으로 편입, 표기한다”고 돼 있다. 이어 이들은 직원들에게 ‘골프장회원권을 팔아 검찰 수사 대상인 임직원들의 변호사 비용으로 쓰자’고 제안했고, 상당수 직원이 반대했지만 표결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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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임원들이 8~12년 동안 비밀리에 관리해온 골프장회원권의 존재를 뒤늦게 공개하고 직원공제회 재산에 산입한 것은 올해 초 시작된 검찰 수사 때문이라는 게 경총 안팎의 관측이다. 지난 4월 초 검찰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고, 송영중 당시 부회장이 변호사 비용을 협회 돈으로 내는 것을 제지하자 궁여지책으로 골프장회원권을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직원공제회 돈은 송 부회장이 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총에서 삼성전자서비스 교섭 위임 사업에 관여한 이는 김영배 전 부회장과 이동응 전 전무, 황아무개 본부장 등 모두 5명이다. 경총은 김 전 부회장을 뺀 4명의 변호사 비용으로 3억원을 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출처에 대한 경총의 해명은 엇갈린다. 공제회 간사인 신아무개 상무는 “공제회 회비로 샀다”고 하고, 공제회 간사장인 유아무개 상무는 “협회 예산에서 남은 돈으로 샀다”고 말했다. 김경율 회계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는 “만약 협회 돈으로 회원권을 산 뒤 자산으로 등록하지 않았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돈의 출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협회 재산을 장부에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의 변호사비로 사용했다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경총을 회계 부정과 탈세 의혹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국세청에도 탈세 제보를 하기로 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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