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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서울 아파트 '전세시대' 컴백…3년6개월만에 월세비중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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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35%대까지 치솟던 월세, 전세공급 늘자 '뚝'

뉴스1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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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아파트 월세비중이 약 3년6개월 만에 26%대까지 떨어졌다. 월세는 한때 임대차 시장에서 대세로 부상하는듯 했으나 전세공급이 늘어나면서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월세 비중'은 26.85%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10%포인트(p), 전년 동기 대비로는 4.48%p 낮아진 것이다. 이는 2014년 12월(25.39%)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비중은 2015년 3월(31.23%) 사상 처음 30%를 돌파한 뒤 줄곧 30%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3월에는 35.6%까지 치솟았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집주인들이 높은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경우 임대수요가 풍부해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월세비중은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해 지난해 10월 2년8개월만에 최저치인 28.2%까지 떨어졌다. 이후 11월 잠시 30%선을 회복했다가 지난 2월까지 3개월 연속 29% 중후반대에 머물며 30%대 재진입을 노렸다. 하지만 3월 감소폭이 커지면서 저항선 격인 28%선이 무너졌고 4~5월 보합을 유지하다 지난달 감소폭이 다시 커져 26%대까지 내려앉았다.

월세시장이 주춤해진 것은 최근 전세시장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져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1∼2년새 급증한 '갭투자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들이 전세 공급원이 되면서 전세물량은 늘어났다. 6월 수도권 입주 물량은 2만3600여가구로 전년 동월(9300가구) 대비 무려 154% 늘었다. 하반기 수도권 준공물량은 11만8000여가구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3분기 연속 반기별 입주물량이 10만가구를 넘는다.

2~3년전 부동산 경기 부양기에 분양된 주택이 한꺼번에 완공되면서 내년까지 기록적인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다. 입주물량 상당수는 새로운 전세공급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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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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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수요 대비 공급이 많아지자 전셋값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114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주 0.01% 떨어져 16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5월 0.75% 올랐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0.4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역전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9억~10억원까지 전세 계약됐던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 주택형의 경우 현재 7억원 중반에도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이는 2년 전 시세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집주인으로서는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 지역에는 올해 말 약 1만가구에 육박하는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입주가 예정돼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임대료 부담이 높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가 월세비중이 17.57%로 가장 낮았고 강서구(19.15%), 은평구(19.19%), 동대문구(20.16%), 강북구(20.51%) 등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입주물량이 예정된 만큼 당분간 월세거래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사철을 앞두고 있는 데다 재건축 이주나 학군 수요가 몰린 일부 지역은 국지적으로 월세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월세는 주거비용을 매달 지불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선호도가 낮다"며 "전세물량이 충분하고 전셋값이 안정되면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아져 전세수요가 더 늘고 월세수요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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