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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갈길 먼 불행한 대한민국` 웰빙지수 23개국 중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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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자료 제공 = 시그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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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불행한 대한민국' 웰빙지수 23개국 중 '최하위'

'OECD 국가 중 근무시간이 맥시코 다음으로 가장 많은 나라', '2003년부터 2015년까지 12년째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49.6%, OECD 회원 국가 중 1위'

모두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나타내는 불명예 기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반열에 올라섰지만 국민은 여전히 불행하고 행복은 먼 나라 얘기로만 들린다.

라이나생명의 모그룹인 글로벌 헬스서비스기업 시그나그룹(Cigna Corporation)이 주요 23개국 대상으로 '건강과 웰빙' 전반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는 '시그나360°웰빙지수'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시그나360°웰빙지수 설문조사는 웰빙에 대한 인식 전반을 비롯해 신체건강, 사회관계, 가족, 재정상황, 직장 관련 건강 및 복지 등 5가지 핵심 부문에 대한 질문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올해 2~3월 동안 한국, 미국, 중국, 영국 등 23개 국가에서 만 18세 이상 성인 1만4467명(한국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대한민국 웰빙지수는 조사 대상 주요 23개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해로 4번째 시행된 조사에서 한국인의 웰빙지수는 51.7점으로 지난해 53.9점보다도 더 낮아져 23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세계 평균은 61.2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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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전체 웰빙지수. [자료 제공 = 시그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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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보면 일자리를 제외한 4개 설문항목에서 하락해 2016년에 비해 더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래 최하위 수준이던 재정문제와 함께 사회관계, 가족 분문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며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는 10개국이 추가됐음에도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바로 위에 자리한 홍콩은 56.8점으로 5점 이상 차이가 났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70.4점),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65.1점)이 최상위에 자리했다. 한국을 비롯해 영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경제적으로 발전된 국가들이 하위권을 차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경제와 사회발전의 정도와 관계없이 삶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와 국민성에 따라 웰빙에 대해 느끼는 기준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실제 한국은 5개 영역 모두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인도는 모두 1위에 올랐다.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샌드위치세대인 35~49세의 지수가 50.3점으로 가장 낮았다. 18-34세의 경우 54.0점 50세 이상은 51.9점이었다. 이 연령층(35~49세)은 50세 이상이 최하위인 재정을 제외하고 전 부문에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 눈에 띄는 것은 가족부문에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만족도가 낮았는데 응답자의 대부분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부모, 자녀, 배우자에 대한 케어와 재정적 뒷받침 항목의 모든 항목에서 긍정적인 답을 한 비율이 지난해 대비 크게 낮아진 수치를 보였다. 대다수의 3, 40대가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부양과 양육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며 심리적,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가 지원하지 못하는 부양과 양육의 부담을 가장이 고스란히 떠안은 결과는 가족부문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의 만족도에도 영향을 줬다. 대한민국의 3, 40대는 재정을 제외한 신체건강, 사회관계, 일 부문에서 모두 다른 연령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과거에 비해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으나 양육과 부양에 대한 사회의 제도적 사회보장 망의 확충 속도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점은 실제 30~40대가 부모의 부양을 짊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 들어 나를 돌봐줄 사람은?'이라는 질문에는 전 연령에서 단 7%만이 '자녀들'이라는 답변을 내놓아 괴리를 보였다. 응답자의 50%가 '배우자'라고 답했으며 '아무도 없다'는 답변도 26%에 달했다. '자녀들'이 7%로 세번째이며 도우미(6%), 의료시설(4%), 친구(3%), 친척(2%), 손자(1%)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본인이 느끼는 부양에 대한 부담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인식과 부부의 삶을 자식과 구분 짓는 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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