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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연합시론] 다문화 학생 10만 명, 따뜻한 관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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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초ㆍ중ㆍ고등학교 다문화 학생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다문화가정 자녀 중 초등학생이 8만2천여 명, 중학생이 1만5천여 명이었고, 고등학생도 1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그 가정의 자녀가 어느덧 청년으로 자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처한 교육 환경은 열악하다. 초등학교 진학률은 국민 전체와 비슷하지만,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진학률이 떨어진다.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진학률은 전체 진학률과 14.8%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이들의 학업 중단율도 일반 학생보다 4배나 높다.

다문화 청소년이라고 해서 모두 상황이 같은 것은 아니다. 국내 출생 자녀, 중도입국 자녀, 외국인 자녀가 각각 다르다. 국내 출생이 아닌 경우는 더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불법체류 부모 사이에서 출생한 미등록 이주 자녀나 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건너온 중도입국 자녀는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이들 중 많은 자녀가 학교 밖을 떠돌고 있다. 15세에서 24세 다문화 청소년의 절반 정도는 전일제 학생이지만, 20% 가까이가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직업훈련을 받거나 취업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도입국 자녀는 3분의 1가량이 교육을 받지도, 취업하지도 못하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뿐만 아니라 전체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사회가 관심을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문화 청소년들은 언어를 이중으로 구사할 수 있고 문화적 포용력을 가져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심리적으로 움츠러들어 있다. 다른 외모와 말투, 관심 부족 등으로 위축돼있다. 학업 중단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교우관계이다. 저소득층이 많고, 부모가 한국 실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정보력도 떨어진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부의 다문화 청소년 지원정책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다문화가족 기본계획, 청소년정책 기본계획,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등으로 다문화 청소년 지원정책이 나눠 있다. 앞으로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자녀들의 가능성을 끌어내서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다문화 정책은 결혼이주여성 위주였다. 그 중심을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로 옮길 때가 됐다. 다문화 청소년에게 관심을 두고 다양한 진로 교육과 취업 지원을 통해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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