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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꿈에 부푼 中 접경지역…北 개방 가능성에 투자 기대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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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랴오닝성 일대가 북한의 경제 발전을 계기로 재부흥을 꿈꾸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랴오닝성은 이른바 ‘쇠락한 공업지대(rust-belt)’ 중 하나로, 북한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 건설’을 주요 과제로 천명한 가운데, 한·중·미 정상과 연달아 회담을 열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접경 지역에 자본이 흘러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3월 방중 이후 중국의 부동산 투기 세력이 단둥에 모여든 것이 한 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70개 도시 부동산 가격 동향에 따르면, 단둥은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5.3%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단둥은 4월에도 전달 대비 2% 올라 집값 상승률 1위 도시에 올랐다. 이와 관련, 리카이 동북대 중국동북진흥연구원 부원장은 “압록강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은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라며 “북한이 개방되면 국경 지역의 경제는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중 무역을 위한 수송로 건설을 위해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모여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류즈핑 SK그룹 중국 사업부 부사장은 “중국이 단둥에 신압록강대교를 짓긴 했지만 북한 국도로 연결되는 접속도로는 아직 없다”며 “중국과 북한의 자유로운 왕래는 동북아시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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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20일 중국 농업과학원 국가농업 과기창신원을 참관하고 있다. /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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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잇따른 방중도 ‘접경 지역 부흥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19~20일 이틀 일정으로 방중한 김정은은 중국 농업과학원 국가농업 과기창신원에서 인공지능 작물 재배 시설 등을 둘러보고, 베이징 궤도교통지휘센터를 들러 지하철 관리 시스템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발전을 위해 관련 분야의 관심을 표명하고 중국의 지원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정은이 북한 경제 사령탑인 박봉주 내각총리와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겸 과학교육상을 대동한 것도 이번 방중 목적이 경제 협력에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특히 박태성 부위원장은 지난 5월 북·중 접경 지역인 평안북도를 책임지는 김능오 노동당 평안북도 위원장 등 노동당 간부들을 이끌고 베이징과 저장·산시성을 돌며 12일 동안 경제 시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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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9일 열린 환영연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노동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사실상 대북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19일 중국 관영 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실시한 연회에서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중국은 북한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지지하고 북한이 자국 국정에 부합하는 발전의 길로 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접경 지역 지방정부 간 교류 협력은 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김능오 위원장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중국 측 대표단에게 “평안북도는 랴오닝성과 진일보한 교류와 협력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 대사는 지난달 11~12일 참관단을 이끌고 북한 측 압록강변과 신의주를 둘러보며 김능오 위원장과 양국 지방·민간 교류를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CMP는 “대북 제재가 유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중국 전역은 김정은이 핵 개발에서 경제 개발로 우선순위를 전환해 지역 전체에 번영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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