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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네이버·카카오 "IoT는 생존"…생태계 확장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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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사물인터넷(IoT)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생활형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양사는 일상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여러 회사와 협력해 자사의 인공지능(AI) 생태계도 넓히고 있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영토를 확장하는 것처럼 초연결 사회에 대비해 한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권에서 영역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네이버, 서비스 넘어 기기까지…‘생활 환경 지능’에 초점

조선비즈

송창현 네이버 CTO는 “오프라인에 네이버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범수 기자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 3월 테크포럼에 직접 나서 “AI 스피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로봇, 지도에 대한 연구 등은 실제로 오프라인 세상에서 네이버를 창조해내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플랫폼을 초월해 현실 속 어디서나 네이버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실제로 네이버랩스를 통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AI 스피커와 내비게이션 같은 제품은 물론 로봇까지 만들고 있다. AI 스피커를 통해 주거 공간 등 생활 공간과 내비게이션을 통한 차량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IoT 측면에서도 이미 AI 클로바(Clova)를 담은 애플리케이션(앱)과 스피커를 통해 기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기기를 끄고 켜는 것을 넘어 자동으로 사용자가 집에 온 것을 파악해 조명이나 로봇 청소기 등을 자동으로 작동하게 하고 온도 조절도 가능하게 만든다는 목표다.

협력사는 LG전자, 필립스 휴(Hue), 코웨이(Coway), HK네트웍스(HK Networks), 브런트(Brunt) 등 총 8​곳이다. 현재는 45종의 제품을 연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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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클로바 앱과 AI 스피커를 통해 스마트홈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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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키즈폰 ‘아키’를 통해 웨어러블 시장에도 진입하기 시작했다. KT와 손잡고 선보인 이 제품은 위치인식을 부모에게 알려주고 음성검색과 제어가 가능한 AI를 탑재했다. 아키를 바탕으로 위치기반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여서 향후 제품 종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네이버는 기술을 연구하고 제품을 설계하면서 서비스를 담아내고 있다.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제품 제조는 외부에 위탁하는 형태다. 이와 관련해서 송창현 CTO는 “제조사 간 신뢰가 쌓여있지 않은 상황에서 샘플을 얻는 것도 힘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제조사와 협력을 통해 꾸준히 제품군과 서비스 범위를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 IoT 회사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카카오

카카오(035720)역시 IoT 영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네이버보다 출발이 늦었던만큼 공격적으로 기존 회사들을 인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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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카카오 브레인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고 오프라인 영역에서의 서비스도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회사 인수에도 나서고 있다. /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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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최근 카카오 키즈 워치를 제조한 ‘키위플러스’를 1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인수했다. 올해 2월에는 스마트폰 냉난방 제어 시스템을 만든 아씨오를 46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두 회사 외에도 카카오는 로봇 모듈 플랫폼 ‘럭스로보’에 공동 투자하기도 했다. IoT 영역을 집중 강화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랩스를 법인으로 분리해 연구에 박차를 가했는데, 상대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늦게 내놓은 카카오는 이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AI 연구를 맡은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했는데 김범수 의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만큼 AI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늘리고 IoT로 플랫폼을 확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네이버가 직접 제품을 내놓는 것과 달리 카카오는 협력사를 통한 서비스 영역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AI는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제네시스 G70에 탑재하도록 했고 GS건설, 포스코건설과도 합작해 주거지에서의 AI 환경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통신분야에서는 카카오는 이미 핀플레이를 통해 자체 요금제를 이용한 키즈폰을 선보였고, LG유플러스와 협력해 카카오리틀 프렌즈폰을 공급하기도 했다. 어린이용 웨어러블 스마트 시계는 물론 어린이용 ‘단말기’까지 출시했던 경험이 있고 해당 제조사를 인수한만큼 향후 발전된 웨어러블 기기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 생존 걸린 IoT 서비스 경쟁

국내 인터넷 플랫폼 강자들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넘어 하드웨어에 손을 대면서 IoT로 영역을 넓히는 것은 ‘생존’과 직결돼 있다. 이미 애플, 아마존, 구글과 같은 회사들이 사용자들이 생활 환경을 ‘지배’하기위해 네이버나 카카오보다 더 앞서서 시장을 장악했다. 연동기기 숫자만 봐도 아마존은 이미 1200개 파트너사를 통해 4000개 제품과 에코를 연동시켰다.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는 지난해 12월 열린 연례 행사 리인벤트(re:Invent) 2018에서 “사용자가 음성을 통해 조작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자연스러워질 것이고 IoT 영역은 더 확장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아마존과 구글은 AI 스피커를 통한 IoT 영역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제 인터넷 기업들이 자신의 포털이나 앱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사활을 거는 만큼, 많은 사용자가 어떤 AI의 이름을 더 자주 부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느냐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용자들은 점차 정보 습득이나 서비스 사용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일이 줄어들고 음성 명령에 익숙해지도록 IoT 영역이 발달할 것”이라며 “IT 기업들은 완전한 개방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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