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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500억…500억…2000억弗, 미중 보복전쟁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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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끝 모를 통상 '치킨게임'을 전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은 곧바로 똑같은 규모로 보복 조치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관세폭탄의 규모를 키워 재반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전 세계를 미·중 무역전쟁의 패닉으로 몰아넣는 양상이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예고한 대로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기면 이보다 4배 많은 2000억달러(약 221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제품은 5056억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대부분 중국 제품에 관세장벽을 치겠다고 벼르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꾸고 미국 제품에 시장을 개방하며 미국과 좀 더 균형 잡힌 무역관계를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관세 조치가 시행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항공우주·자동차·정보통신 등 총 1102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강행한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관세는 다음달 6일부터 단계적으로 부과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곧바로 대응해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이 언급한 대미 관세 대상에는 대두 등 농산물과 수산물, 자동차, 화학제품 등이 포함돼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지지 기반을 정조준했다. 중국도 다음달 6일부터 보복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19일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자동차는 다음달 1일부터 인하된 세율을 적용받아 15%의 관세를 적용받다가 다음달 6일부터 미·중 무역전쟁 재개에 따른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받게 된다.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로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의 관세율을 15%로 낮추기로 한 바 있지만 무역전쟁 재발로 오히려 관세율이 껑충 뛰게 됐다. 살인적인 관세장벽을 감안해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중국 현지생산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른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대로 2000억달러 추가 보복관세가 추진되면 중국도 다시 반격조치를 취하겠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추가 보복이 또 다른 추가 보복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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