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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잡혔으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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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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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도 울고 잡혀도 웃는 때가 있다. 많은 돌이 잡혔지만 사실은 일부러 버린 것이고 그것이 제몫을 할 때 시원한 기분을 느낀다. 당하는 쪽 마음은 더 아프겠지만 구경꾼은 바둑이 지닌 색다른 매력에 고개를 끄덕인다. 백80으로 찔렀으나 아무렇지 않게 흑81로 씌워 잡았다. 백84로 뚫렸지만 흑은 집이 줄었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발등에 불은 떨어졌다. 아무튼 수싸움을 이기고 봐야 하니 백86에 막았다. 흑87에 끊었다. 수를 줄이는 요긴한 곳. 처음엔 잡혔지만 잡히지도 않고 거꾸로 흑93, 97로 백 두 점을 따냈다. 백78로 스스로 수를 줄여놓은 터라 백은 뒤를 돌아볼 겨를 없이 앞으로 나아가 수를 메울 뿐이다. 백이 한 수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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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처럼. 흑 7점을 잡았으나 집이 되어야 할 곳이 공배로 바뀌었다. 흑이 백집을 한껏 줄인 것이다. 게다가 다른 곳에 둘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다. 흑99로 이었다. <그림2>같이 한눈에도 큰 곳인 흑1을 두지 않았다. 한 점 살리고 석 점 잡는 99가 얼마나 크다는 얘기일까. 기본으로 10집값을 하고 많게는 15집값에 이른다. 이래서 이겼다는 외침이다. 이 뒤 백이 오랫동안 안간힘을 다했지만 흑은 우세를 단단하게 지켰다.

[양재호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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