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한 기자 |
경제 분야의 대표적 국책 연구원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의 명맥이 끊겼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전망, 고용, 복지 등 연구 분야를 총괄하는 '연구원 중의 연구원'이다. 그동안 거시 경제의 분석과 전망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그 자리에 앉았다.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나 해외 유명 싱크탱크(두뇌 집단)들도 연구원의 얼굴로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두고 있다.
KDI는 2013년 수석이코노미스트 제도를 도입했다. 조동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유경준 전 통계청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이 자리를 맡았고, 백웅기 상명대 총장, 김주훈 수석이코노미스트로 계보가 이어져 왔다.
KDI가 인물난에 빠진 주요인 중 하나는 연구원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민간 연구원, 대학교로 인력 유출이 심했기 때문이다. 대학(65세)에 비해 짧은 정년(60세)도 영향을 미쳤다. 경력 20년 이상의 고참 연구원 인력 풀이 약해졌다.
연구원 안팎에서는 이런저런 사유로 조직에 대한 자부심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원 출신의 A 박사는 "후배들이 KDI가 정부에서 원하는 결과를 내놓는 용역 연구원으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KDI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는데, 분석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 경제 분야 대표적 싱크탱크가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제대로 된 분석 및 평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종석 기자(com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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