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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서울대 공대 절반은 물리Ⅱ 안하고 입학…"수준별수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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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강의 넷 중 하나, 중도취소율 15% 넘어

"학생들, 입시에 유리한 다른 과목 선택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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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이진성 기자 = 최근 서울대 공과대학 입학생 절반 정도가 고등학교에서 물리Ⅱ를 이수하지 않아 전공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학교측이 해당 수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대 공대는 최근 교과과정위원회를 열고 내년 1학기부터 수학과 물리학에서 고급과목, 일반과목, 기본과목으로 세분화된 과목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3년간 입학생을 분석한 결과 과학고와 영재학교 학생을 제외한 일반고 학생 4672명 중 2781명(60%)이 물리Ⅱ를 이수하지 않아 기초과학에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 해당 수업을 수준별로 세분화한 것이다.

물리학은 '물리의 기본'을 이수하도록 규정을 수정했고, 고등학교에서 물리Ⅱ를 배우고 입학한 학생들은 기존과 같이 '일반물리'를 이수할 수 있다. 또 영재학교 등에서 심화과정을 배우고 입학한 학생들은 평가시험을 거쳐 고급수학이나 고급물리를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물리Ⅱ는 고전역학과 열역학, 전자기학 등을 다루는 학문인데 기계공학과 전기정보공학 등 공대 관련 전공에서는 필수로 꼽힌다.

특히 수학과 물리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이해하는데 기초가 되는 과목으로 학부 1학년 때 공대 대부분의 학과가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서울대 이공계 신입생의 전형별 고등학교 물리Ⅱ 이수자 수를 보면 수시모집 학생 4066명 중 1813명(45%), 정시모집 학생 1734명 중 968명(56%)으로, 즉 5800명 중 2781명(48%)이 물리Ⅱ를 미이수한 상태에서 입학했다.

심화과정을 모두 배우는 과학고와 영재학교 학생 1128명을 빼면 일반고 학생 4672명중 2781명이 물리Ⅱ를 이수하지 않은 셈이다.

최성현 서울대 공대 교무부학장은 "신입생을 면담해보면 고등학생 때 물리Ⅱ가 노력 대비 성적 향상 효과가 미미해 입시에 유리한 다른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같이 기초가 부실한 상태에서 들어온 학생들은 대학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하거나 전공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5년간 서울대에 개설된 물리학 강의 가운데 학생들의 수강 중도 취소율이 15%를 넘긴 강의의 비중은 24%로 조사돼 수학(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수강 중도 취소율이 25%를 넘는 강의 비중은 물리학과 수학이 각각 8%, 1%로 차이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차국헌 서울대 공대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초과학뿐 아니라 컴퓨터 관련 기초도 중요하다"며 "공대 학부생 뿐만 아니라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첨단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과목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jin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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