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TALK] 퉁퉁 부은 발가락…’고기·술’ 위주 식단이 부른 '통풍'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식습관 관리가 질병 발생에 가장 영향을 미친다. 평소 생활에서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고기나 새우 등 통풍 유발 음식만 섭취를 줄여도 예방효과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통풍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3년 29만2113명에서 2017년 39만5154명으로 5년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연철 강동경희대병원 교수가 통풍환자에게 침 치료를 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통풍의 원인은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알코올 섭취에 있다. 평소 술과 고기, 생선류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혈액 내 요산 농도가 7.5㎎/㎗이상으로 높아지고, 신장을 통해 체외 배출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몸에 남게 된 요산은 뼈나 관절 조직에 들러붙어 결석을 형성하고 통증을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관절염, 신장염, 요로결석, 통풍 발작 등이 바로 통풍의 증상 중 하나다. 이 가운데 갑작스런 통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 발작은 심야시간에 유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풍 발작은 갑자기 새벽에 엄지 발가락이 부어 오르고, 심한 통증을 초래해 잠들 수 없게 만든다. 통증이 생긴 부위는 얼음을 끼얹은 것 같이 얼얼하고 빨갛게 달아오르는 증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의 대부분은 3~10일 사이 증상이 자연히 사라지지만, 주기적으로 발작이 잦아지고 증상이 무릎, 손가락 등으로 퍼질 수 있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현재 병원에서 통풍을 진단하는 방법은 1차 혈액검사, 2차 요산결정 검사로 이뤄진다. 요산결정 검사는 통풍이 심한 경우 혈액 검사에서 요산 수치가 정상이거나 비정상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어 통증부위에서 활막액이나 조직액을 직접 채취해 현미경으로 결정을 찾는 방법이다.

특히 요산 결정의 크기나 생성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급적 2차 검사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진단 결과 통증의 정도가 심하고 발작이 계속되면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통풍으로 인한 관절 통증, 붓기 등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알칼로이드 성분 계열의 ‘콜히친’,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결석으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을 줄이고 신장기능을 촉진해 요산 배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다.

또 급성 통풍발작이 사라진 이후에는 발작예방을 위해 혈중 요산수치를 6㎎/㎗이하로 유지할 수 있도록 ‘잔틴 산화효소 억제제(XOI)’나 ‘요산배설촉진제’ 등을 사용한다. 이런 약들은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수다.

밤에 자다 갑작스럽게 깨는 통풍 발작이 없고 혈액 내 요산 수치만 높다면 식이요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혈액 내 요산은 음식에 함유된 ‘퓨린’이라는 핵산을 원료로 생긴다. 때문에 통풍 환자는 퓨린이 적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퓨린이 많은 음식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동물의 내장, 농축된 육수, 생선류, 새우 등이다. 통풍 환자가 반드시 먹지 않아야 하는 음식은 술로 와인보다 맥주나 소주, 위스키, 막걸리가 통풍 증상을 악화시킨다.

반면, 콩이나 아스파라거스 등 모든 채소류는 요산 함유량에 관계없이 통풍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유나 커피, 차 역시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 물은 하루 10잔 이상 충분히 마시면 요산과 결석 배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박연철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높은 서구화된 식단과 알코올 섭취 증가가 통풍의 주요 원인”이라며 “통풍이 발생하면 치료와 함께 대사증후군, 신장병 동반 유무를 확인하고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tope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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