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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일지] '판사사찰·재판개입 규명'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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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3차 조사에 나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25일 법원행정처가 판사 동향을 조사한 다수의 문건을 추가로 발견했다.

특별조사단은 법원행정처가 특정한 재판을 맡은 판사에게 불이익을 줄지를 검토하거나 해당 판사의 성향 등을 파악해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는 등 재판 독립이라는 가치를 훼손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찾아냈다.

반면 특별조사단은 특정 성향의 판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의도로 만들어진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는 없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103일간의 조사 활동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2월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학회의 활동에 법원행정처가 부당한 개입을 했다는 의혹으로 시작된 이 사태는 전임 대법원장이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하면서 1차 조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 이 의혹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게 제기됐고, 결국 김 대법원자은 지난해 11월 13일 추가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재조사를 시작했다.

추가조사위는 올 1월 22일 "판사들의 동향을 파악한 문건이 다수 발견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비밀번호가 걸려 행정처 컴퓨터 속 암호 파일을 열어보지 못한 탓에 진상을 제대로 가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김 대법원장은 특별조사단을 다시 구성해 의혹에 대한 세 번째 조사에 착수했다.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당초 계획에 따라 사법제도 개혁 행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조사기간 불거진 각종 논란과 그에 따른 법원 구성원 간 반목 등은 김 대법원장이 책임지고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다음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주요 사건일지.

▲ 2017.02.13 = 법원행정처, 내부통신망에 전문분야연구회 중복가입 정리를 위한 전산상 조치 예고 공지

▲ 02.15 = 김형연 당시 부장판사(현 청와대 법무비서관)가 내부통신망에 법원행정처의 전산상 조치 예고가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글을 올림.

▲ 02.20 = 법원행정처, 중복가입 정리 전산상 조치 시행 유보. 법원행정처 기획제2심의관으로 겸임발령난 이모 판사에 대한 겸임해제 인사.

▲ 03.05 = 법원행정처의 전산상 조치가 대법원장의 제왕적 사법행정권한을 지적하는 내용의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고, 학술대회를 축소하라는 지시에 항의한 이모 판사의 겸임발령이 해제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옴.

▲ 03.07 = 고영한 법원행정처장, 언론보도를 부인하면서 이모 판사에 대한 겸임해제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

▲ 03.08 = 김형연 부장판사, 내부통신망에 대법원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해달라고 청원문 게시.

▲ 03.09 = 고영한 법원행정처장, 내부통신망에 중립적 조사기구를 구성해 진상조사 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

▲ 03.13 = 양승태 대법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에 진상조사 요청하고 조사권한 전권 위임.

▲ 03.22 = 이인복 전 대법관, 성지용 부장판사 등 6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 03.24 = 진상조사위 본격조사 시작

▲ 04.07 = 대법원이 판사들의 성형과 동향을 파악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언론보도 나옴.

▲ 04.18 = 진상조사위 조사결과 발표. 이규진 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와 관련해 부당한 견제를 했고, 중복가입 전산상 조치는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한 제재로 의심돼 부당한 사법행정권 남용이라고 판단. 이모 판사의 겸임해제는 본인의 사직의사 표시에 따른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규진 상임위원의 부적절한 요구가 원인이 됐다고 결론. 또 이모 판사의 겸임해제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결론.

▲ 04.24 = 양승태 대법원장, 진상조사위 조사결과 중 사법행정권 남용 사안을 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부의. 이규진 상임위원은 '사법연구' 발령.

▲ 04.25 = 서울동부지법 판사회의, 양승태 대법원장에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해소 촉구 및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 요청.

▲ 05.15 = 서울중앙지법 판사회의, 양승태 대법원장에 사법부 블랙리스트가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법원행정처 PC에 대한 추가조사 요구 및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 요청.

▲ 05.17 =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전국 판사들의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약속.

▲ 05.23 = 고영한 법원행정처장, 처장직 겸임해제하고 대법관 업무 복귀.

▲ 05.26 = 대법원, 전국법관대표회의 6월 19일 개최하기로 결정

▲ 06.19 =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 열고 양승태 대법원장에 직접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하겠다며 조사권한 위임 요청.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도 요구.

▲ 06.27 = 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이규진 전 상임위원에 대한 징계 권고. 당시 법원행정처장인 고영한 대법관도 주의 조치 권고.

▲ 06.28 = 양승태 대법원장, 전국법관대표회의 상설화 요구 수용.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요구에는 우려 표명.

▲ 07.06 = 차성안 판사, 포털사이트에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관심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림.

▲ 07.20 = 최한돈 부장판사,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요구하며 사직서 제출.

▲ 07.24 = 전국법관대표회의. 2차 회의 열고 양승태 대법원장에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재요구

▲ 08.10 = 대법원, 이규진 전 상임위원에게 감봉 4개월 징계.

▲ 08.21 = 문재인 대통령, 신임 대법원장 후보에 김명수 춘천지법원장 지명.

▲ 09.12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서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여부 검토하겠다고 답변.

▲ 09.21 =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 09.25 = 김명수 대법원장 첫 공식출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당장 검토하겠다는 입장 밝힘.

▲ 09.28 = 이성복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 등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권 위임 및 행정처 PC 등 물증 보전조치 요구.

▲ 10.12 = 김명수 대법원장, 진상조사위원 등 면담 거쳐 대법관회의서 대법관 의견 청취 후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여부 결정하겠다고 발표.

▲ 11.03 =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 결정.

▲ 11.13 =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조사할 추가조사위원회 구성. 법원장 출신 민중기 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임명.

▲ 11.20 = 추가조사위, 조사활동 시작.

▲ 11.29 = 추가조사위, 행정처 PC 저장장치 복사본 확보.

▲ 12.06 = 일부 판사들 행정처 PC 사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PC 속 파일을 열 경우 사생활 침해 우려 지적.

▲ 12.26 = 추가조사위, 행정처 PC 사용자 동의없이 PC 속 파일 열어보기로 결정.

▲ 12.28 =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행정처 PC 강제개봉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과 추가조사위원 검찰 고발.

▲ 2018.01.12 = 추가조사위, 행정처 PC 사용자 인적조사 실시

▲ 01.22 = 추가조사위 "동향파악 문건 다수 발견" 조사결과 발표

▲ 02.12 = 대법원, 추가조사위 조사결과 보완과 후속조치 마련 위해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구성

▲ 02.23 = 특별조사단 1차회의. 법원행정처 컴퓨터 4대에 대한 재조사 결정

▲ 04.11 = 특별조사단 2차회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암호파일 406개 확보 및 법원행정처 재판개입 의혹문건 발견 사실 공개.

▲ 05.25 = 특별조사단 3차회의. "판사 사찰 문건은 발견됐지만, 인사상 불이익 주는 블랙리스트 문건은 발견 못해" 최종 조사결과 발표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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