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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카드뉴스] 지리산에서 세 번 도망친 반달가슴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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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별명은 '콜럼버스 곰'이에요"

내 이름은 KM-53이에요. 2015년 1월 태어나 같은 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된 수컷 반달가슴곰이죠. 가슴에 V자 모양의 흰색 반달무늬가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반달가슴곰 특징:야행성, 시기에 따라 낮에 섭식 활동을 함. 식물성, 특히 과일과 도토리를 좋아함

저는 1982년에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됐습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Ⅰ급이기도 해서 2004년 시작된 복원사업을 통해 올해 최소 존속 개체군인 50마리를 넘어섰는데요.

반달가슴곰 2018년 개체 수: 56마리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국립공원 홈페이지, 환경부

우리는 기존 서식지에 머무르는 개체 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분산하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저도 지리산을 떠나 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지리산에서 수용 가능한 개체 수: 56∼78마리

자료/ 지리산 반달가슴곰 적정 수용력 평가 장이권

지난해 6월, 백두대간을 따라 이동해 김천 수도산에 도착했어요. 등산객이 가져온 초코파이를 먹고 주스도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붙잡혔지 뭐예요. 극적으로 풀려나 수도산으로 한 차례 더 탈출했지만, 한 달 뒤 다시 포획되고 말았어요.

자료/ 환경부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따라야 하는 만큼 저는 지리산에 남아있을 수 없어서 다시 세 번째 여행을 떠났죠.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한 모험을 한다는 이유로 '콜럼버스 곰'이라는 별명도 생겼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위에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아래에 도로와 집, 논과 밭, 하천이 펼쳐진 곳에 다다랐어요. 어디로 갈지 몰라 주춤하고 있었던 사이에 시속 100㎞로 달리던 큰 차가 저를 치었어요.

"지난 5일 오전 4시께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고속버스와 지리산을 벗어나 이동 중인 반달가슴곰 KM-53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환경부 2018.5.11

출처/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다행히 저는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복합 골절상을 입어 종복원기술원에서 치료 중이에요.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친구들이 더 늘어날 예정인 만큼, 안전한 생태통로가 절실하답니다.

"곰이 어떤 경로로 이동할지 모르기 때문에 관련 기관과 지자체의 협조를 통해 안전한 생태통로가 지금보다 많이 조성돼야 한다" 송동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장

반달가슴곰 2027년 예상 개체 수:약 100마리

환경부 2018.5.3

백두대간 생태 축 복원사업 추진

고속도로 폐도 복원, 생태통로 조성 등 생태계 연결 사업 추진

자료/ 환경부

서식지를 찾아 헤매는 저와 제 친구들을 만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돌, 물건 등을 던지지 말고 멀리 달아나 주세요. 보통 사람은 피하는 편이지만 먹이에 대한 집착이 강해 사람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요.

자료/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환경부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강혜영 장미화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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