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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TF초점]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출시 한 달…택시기사·소비자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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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카카오T택시) 유료 호출 서비스 '스마트폰호출'이 출시 한 달을 맞았다. 10일 만난 택시기사들은 '스마트호출'에 대해 "크게 유용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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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호출' 안착할까…카카오 "시간 지나면 활성화될 것"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크게 변한 건 없어요. 지금으로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만난 20년 경력의 개인택시기사 이 모(50대) 씨는 출시 한 달을 맞은 카카오택시(카카오T택시) 유료 호출 서비스 '스마트호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목적지에 따라 콜을 받을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지 포인트를 준다고 무조건 (콜을) 받는 건 아니다"며 "한 달 동안 지켜봤는데 '스마트호출'에 대한 택시기사 호응도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의 호응이 낮은 이유는 호출을 받으면서 생기는 포인트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0일 '스마트호출'을 출시하면서 소비자가 1000원을 내면 400원이 포인트 형태로 택시기사에게 적립되는 시스템을 선택했다. 이후 소비자가 택시기사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면 100원이 포인트로 추가 적립된다.

이 씨는 "'스마트호출' 포인트가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딱 그 정도(400원) 수준으로 개선됐다"고 답했다. 불만족스럽다는 얘기다. 그는 "물론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이 정도로) 운행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 '스마트호출'을 받았다가 운행 동선이 꼬여 공차로 다니는 시간이 늘어나면 오히려 피해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반응은 어떨까. 아직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1000원이라는 웃돈을 줘도 일반 호출처럼 여전히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효창동에 사는 김 모(30대) 씨는 "'스마트호출'이 나와도 '골라태우기'는 여전한 것 같다"며 "택시가 없는 장소에서는 '스마트호출'을 사용해도 안 잡히고, 잘 잡히는 장소에서는 일반 호출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 골라태우기를 포기할 수 없다. 공차를 줄여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사납금 부담이 있는 법인택시기사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목적지를 보고 운행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손님을 받는다. 장거리 운행을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목적지에 도착해 다른 손님을 곧바로 태울 수 있다고 예상되면 짧은 거리라도 나쁘지 않다. 번화가에서 손님이 별로 없는 장소로 이동하는 콜을 꺼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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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스마트호출'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출시 한 달을 맞은 10일 '스마트호출' 누적이용자는 50만명 수준이다. /이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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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상수역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 모(50대) 씨는 "1시간 동안 열심히 운행해도 최저임금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골라태우기는)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스마트호출'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택시기사들에 운행 동기를 부여할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골라태우기를 막기 위해 콜 성사 전까지 택시기사가 소비자의 목적지를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스마트호출' 성사 횟수가 예상보다 부진하자 서비스 실시 사흘 만에 목적지 미공개 제도를 철회했다. 문제는 1000원의 웃돈을 더 내고도 택시를 빨리 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요금만 더 내는 꼴이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기사·소비자 측에서 나오고 있는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동기 부여를 위해 택시기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면 서비스 이용료가 올라가고, 또 이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목적지를 미공개 카드를 다시 꺼내 든다면 택시기사가 '스마트호출'을 완전히 외면할 수 있다.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걱정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 '스마트호출'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며 "택시기사·소비자 서로 경험치가 쌓이면 해당 서비스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스마트호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호출'의 누적이용자는 한 달 만에 50만명을 돌파했다. 이중 할인 행사가 아닌 실제로 소비자가 1000원의 웃돈을 얹어 서비스를 사용한 비율은 50%를 넘어섰다. 특히 '스마트호출' 출시 이후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에 카드를 등록한 이용자가 한 달 만에 30% 정도 늘어났다.

최용석 카카오 재무담당 이사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호출'에 대해 충분한 사용자 니즈가 있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며 "카카오는 택시와 사용자의 더 나은 연결을 위해 '스마트호출' 외에도 '즉시 배차'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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