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도 종전선언?…美경제사절단 방중, 통상전쟁 해소 기대

미국이 대(對)중국 통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중국에 보낸다. 이 사절단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포함한 거물이 대거 포함돼 이번 방문이 양국 간 통상 갈등이 해소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무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수일 내로 중국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아주 진지한 것 같다. 우리도 진지하다"며 "중국 요청에 따라 사절단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국이 무역분쟁과 관련해 합의에 도달할 아주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자신의 관계가 아주 좋다(excellent)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가 잘 풀릴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이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지금보다 미국을 더 존중해 준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방중 경제사절단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동행하며 방중 일정은 다음달 3∼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라이트하이저 대표와 함께 미국의 경제·통상 핵심 라인이 총출동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대중 무역전쟁의 방향타를 쥔 이들이 중국을 직접 방문하는 만큼 양국 무역갈등 해법이 도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앞서 앞서 므누신 장관은 지난 2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회의에 참석해 통상협상 차원에서 중국을 찾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춘계회의에 참석한 이강 인민은행장 등 중국 경제관료들은 므누신 장관을 만나 무역분쟁 해결 방안 등을 사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므누신 장관 등 미국 사절단의 방중은 양국 간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통과의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을 연일 가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이어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중국 정부는 격렬히 반발했다. '미국에 당한 만큼 되갚아주겠다'는 식의 보복 관세 방안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주력 수출 농산물인 대두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흔드는 위협을 가했다.

양국 갈등이 고조될 무렵 시 주석이 지난 10일 보아오포럼에서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게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이날 연설에서 시 주석은 자동차 등 시장 개방 확대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을 언급하며 미국과 타협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의 사려 깊은 발언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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