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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남북 추가 고위급회담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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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전에 한 차례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남북고위급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급회담에서 다룰 정상회담 의제 조율과 합의문 초안 작성 작업을 두고 북측에서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북측 특성상 회담 전에 미리 정상 간 합의문 초안을 만들기 어렵다"며 "제1·2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남북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 협상을 벌였고, 현장의 논의 내용이 합의문에 담겼다"고 말했다. 통상 정상회담은 정상 간 만남 전 양국 고위급 간 실무 조율을 통해 합의안 초안이 만들어진다. 정상회담은 이미 작성된 초안 내용을 확인하고 최종 사인하는 자리일 뿐, 실제 협상은 정상회담 전 양국 고위급 사이에서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특성상 고위급회담에서 정상 합의문을 미리 작성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제1차 남북정상회담 주역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회고록 '피스메이커'에서 남북정상회담 의제는 본인이 직접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만나 조율했고, 정상 합의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전 위원장 간 회담이 시작되면서 초안이 작성됐으며 치열한 논의 끝에 최종안이 도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에선 정상회담 의제 조율이나 합의를 최고존엄 대신 실무 선에서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무리 고위급이라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남북 정상이 초안 없이 직접 정상 합의문을 도출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남북정상회담 전 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남북은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경호·의전·보도 분야 3차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이날 실무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면 시점과 방식, 김 위원장의 방남 경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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