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드루킹, 박근혜에도 줄대려 했다”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공모 회원, 2009년 김씨 부탁으로 박사모 회장에게 ‘서류’ 전달

“꼭 연결시켜달라며 찬양문 다름없는 사주풀이 줘” 주장

필명 ‘드루킹’ 김모씨(49)가 18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유력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도 접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씨가 운영했던 인터넷 카페인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서 회원으로 활동한 ㄱ씨는 “세월이 꽤 지났지만 2009년 봄즈음 김씨가 내게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줄을 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며 “김씨의 부탁을 받아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 박사모 모임에 참석해 정광용 회장에게 김씨가 작성한 15페이지 분량의 서류를 전했다”고 22일 말했다. ㄱ씨는 2006년부터 박사모 활동을 해온 ‘박사모 회원’이자 경공모 창립 회원이다.

ㄱ씨는 김씨가 작성한 문서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사주풀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김씨가 <송하비결>과 <자미두수> 등 예언서와 점술을 근간으로 사주풀이를 작성한 것으로 안다”며 “내용을 보니 사주풀이인지 찬양문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얘기만 가득했다”고 말했다. ㄱ씨에 따르면 김씨는 사주풀이를 박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할 때 따로 표지를 만들고 그럴 듯하게 포장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ㄱ씨는 “당시 김씨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 박근혜 쪽에 줄을 대놓으면 우리 쪽에 뭔가 떨어질 게 있으니 꼭 연결시켜 달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바람과 달리 사주풀이는 정 회장에게만 전달되는 데 그쳤다. ㄱ씨는 “서류를 받은 정 회장이 사주풀이를 훑어보더니 ‘뭐 이런 것까지 들고 오느냐’며 면박을 줬다”며 “바로 뒤집어서 메모장으로 쓰더라”고 회상했다.

ㄱ씨는 김씨와 경공모가 생기기 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당시 김씨와 ‘행복을 지향하는 경제’(행지경)라는 인터넷 카페에서 함께 활동했다”며 “내가 올린 경매글이 인기를 끌자 김씨가 먼저 다가와 경공모 활동을 함께하자고 권했다”고 설명했다. ㄱ씨는 “김씨는 당시 진보를 자처했는데 박사모인 나에게 선을 대달라고 부탁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내 생각에 김씨는 자신의 입신을 위해서는 이념이고 뭐고 상관없이 이익만 있다면 어디에든 들러붙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