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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트럼프 "OPEC 용납 못해" 공세에도..유가 상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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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인위적으로 너무 높아..좋지 않다" 트윗 공세

OPEC국가들 "인위적 가격 없다..미국도 수혜" 반박

전문가 "트럼프, 말 빼곤 할 수 있는 것 많치 않아"

국제유가 소폭 상승..WTI 0.1%↑ 브렌트유 0.34%↑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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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최근의 ‘고유가’와 관련,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또 그 짓을 하는 것 같다”며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10개국의 ‘원유 감산정책’을 정면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바다에 있는 (원유로) 가득한 선박들을 포함해 모든 곳의 원유량이 기록적으로 많은데도, 유가는 인위적으로 너무 높다. 좋지 않고 용납할 수 없다”며 이처럼 썼다.

트럼프의 트윗 공세는 이들 국가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회의를 열어 지난해 1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평균 180만배럴 줄여온 감산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 방안을 이행 점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이날 회동에서 그동안의 감산에 만족을 표시하면서도 감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시장 상황에 맞춰 오는 6월 감산 합의 조건의 수정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 국가의 감산정책이 유가 급등을 불러왔다는 게 트럼프의 생각이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014년 말 이후 거의 3년여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그럼에도,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감산 합의에 동참하고 있는 산유국들은 내년에도 파트너십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감산이 내년까지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트럼프의 트윗 공세에 대해 “인위적인 가격은 없다”고 반박했다. 더 나아가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미국도 감산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고 했다. 유가 급등이 미국 셰일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의 트윗 공세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WSJ는 “미국은 개별 업체들이 셰일가스를 생산하는 만큼 국가가 통제할 수 없다”고 썼다. 대니얼 예르긴 IHS마킷 부대표는 이날 경제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말로 하는 것 말고는 원유정책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전략 비축유를 푸는 카드를 꺼낼 수 있지만,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WSJ은 평가했다. 더군다나 고유가가 미국의 시리아 공습과 이란 핵협정 파기 논란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때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 유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개입’에도 하루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는 이날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1%(0.09달러) 오른 68.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34%(0.25달러) 상승한 74.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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