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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5세기 '분청사기'… 크리스티서 33억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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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뉴욕 경매서 역대 최고가

조선일보

추정가의 20배에 낙찰된 15세기 분청사기. /크리스티


15세기 조선 초기의 분청사기가 1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크리스티에서 열린 '일본·한국 미술품' 경매에서 313만2500달러(약 33억원)에 팔렸다. 경매 전 이 작품의 추정가는 15만~25만달러. 추정가보다 12~20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크리스티 측은 "100만달러 이상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경합이 치열할지 몰랐다"며 "역대 경매에 나온 분청사기의 최고 낙찰가"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분청사기조화선조문편병(粉靑沙器彫花線彫文扁甁)'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조화란 바탕에 선을 새겨서(彫) 꽃과 같은 무늬(花)를 넣는다는 뜻. 둥근 형태의 병을 만든 뒤 몸체의 양쪽 면을 편평하게 두드려 만든 것이 편병이다.

높이 23.5㎝의 이 편병은 목은 짧고 입 부분이 작게 벌어졌으며, 몸체를 받치는 굽은 낮고 폭이 좁다. 몸체의 한쪽엔 거센 물결을 거슬러 헤엄치는 물고기 한 마리가, 다른 한쪽엔 물결을 형상화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앨런 드워스키 크리스티 선임 고문은 "도가 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물고기는 조선 초기 분청사기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문양"이라며 "술을 담는 데 쓰였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크리스티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의 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야마모토 하쓰지로(1887~1951)가 1939년부터 소장했다. 1996년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조선전기국보전'에 선보인 적 있다. 당시 도록은 이 분청사기를 가리켜 '동체의 단정한 모습도 일품이지만, 자연의 소재를 추상화해 표현한 듯한 활달한 선의 맛이 현대 추상화를 보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고 평했다.

이날 경매에는 한국 고미술품 32점이 나왔다. 박수근의 '노상의 사람들'(1962)은 61만2500달러에 낙찰됐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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