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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완모하면 살이 빠진다고? "식사량 조절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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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첫째를 낳고 살이 빠지지 않아 늘 고민이었던 나는 다이어트라는 흑심을 품고 완모에 도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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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엄마 잡학사전-36] "완모(완전 모유수유)에 도전해보시죠." 분유와 모유의 갈림길에 놓인 내게 의사의 권유가 달콤하게 들린 건 사실 다이어트 때문이었다. 모유수유를 하면 산모의 칼로리 활용이 높아져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익히 들어서다. 완모에 성공한 친구는 수유기간 중에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오히려 빠졌다며 완모를 부추겼다. 첫째를 낳고 살이 빠지지 않아 늘 고민이었던 나는 다이어트라는 흑심을 품고 완모에 도전했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맞춤 영양식이라고 하니 모유수유를 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지난 7개월간 완모는 성공적이었지만 몸무게는 제자리 걸음이다.

첫째를 임신하고 내 몸무게는 14㎏ 늘었다. 정상적인 산모의 임신 후 체중 증가는 12~15kg라고 하니 평균에 속한 셈이었다. 임신할 때 살이 너무 많이 찌면 나중에 빼기 힘들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따라 나름대로 체중 관리를 했다. 아이를 낳고 나면 아이 몸무게와 양수 무게 등 6㎏ 이상 빠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오산이었다. 출산 직후 아이 몸무게(3.91㎏)만 빠지고 2주간의 조리원 생활 내내 몸무게는 변함이 없었다. 삼시세끼에 간식까지 챙겨먹으니 살이 빠질 리 만무했다.

1년 동안 혼자 집에서 아이를 돌보느라 여유가 없었던 내게 유일한 운동은 마트를 걷는 것이었다. 남편이 케틀벨과 운동 장갑 등을 사줬지만 운동은커녕 육아에 지쳐 잠들기 일쑤였다. 육아휴직 후 나는 6㎏의 불어난 살과 함께 회사에 복귀했다. 복직 후에는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 아이 돌보기 바빴다. 그나마 점심시간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수강한 것이 작년에 내가 한 일 가운데 제일 잘한 일이었다.

둘째를 임신하고부터는 체중 관리에 힘썼다. 과거에 빼지 못한 살 때문에 임신부 평균치(12~15kg)만 늘어도 나는 절망적인 몸무게를 갖게 된다. 의식적으로 덜 먹으려고 노력했고 과자나 초콜릿은 가급적 먹지 않았다. 임신 후 체중은 9㎏ 느는 데 그쳤고 그마저도 조리원에서 다 뺐다. 조리원에서 주는 밥과 간식을 다 먹으면 살이 안 빠진다는 것을 첫째 때 학습한 덕이 컸다. 조리원에서의 2주 동안 나는 반찬은 다 먹되 밥과 간식은 절반만 먹었다.

모유수유 중 다이어트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수유를 위해서는 뭐든 챙겨 먹어야 했고, 수유 직후에는 허기가 져 또 먹어야 했다. 내가 먹지 않으면 젖이 안 나온다는 강박관념도 다이어트를 방해했다. 밤중 수유는 다이어트 훼방꾼이었다. 수유를 마친 새벽, 고요한 거실에서 남편 몰래 우유를 마시거나 빵을 먹은 적도 있었다. 이쯤 되니 완모와 다이어트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 같았다.

"완모해도 먹는 걸 조심하지 않으면 오히려 살이 찌더라고." 조리원에서 만난 다둥이 엄마의 말이 이제서야 뇌리를 스친다. 완모를 핑계로 늦은 밤 시켜먹은 치킨과 떡볶이를 생각하니 다이어트를 부르짖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애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도 건강 관리해야지." 어린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결정한 데는 친정엄마의 말이 결정적이었다. 불어난 체중에 언제부턴가 셀카조차 찍지 않던 내가 다시 출산 전 몸매로 돌아갈 수 있을까. 친언니는 출산 후 매일 헬스장에 나가 운동하며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4월부터는 나도 헬스클럽에 등록해야겠다.

[권한울 프리미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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