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후진국병 '결핵' 환자 2만8000명…여전한 OECD 1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결핵’ 신규 환자 수가 줄면서 처음으로 2만명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1년째 결핵 발생률 1위라는 ‘오명’은 벗지 못했다.

후진국병으로 불리는 결핵은 공기 중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활동성 결핵 환자의 기침·재채기나 대화 중 침 등이 감염 원인이다.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영양상태가 좋지 못하고, 비위생적인 경우 더 쉽게 감염된다. 주요 증상은 2주 이상 기침, 발열, 수면 중 식은 땀, 체중 감소 등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3일 ‘제8회 결핵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17년 결핵 환자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과거 결핵 치료를 한 적이 없는 결핵 신규 환자 수는 2만8161명(10만명당 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비즈

연도별 결핵 환자 추이. /질병관리본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전년 3만892명(10만명당 60.4명)보다 9%(2731명) 감소한 수치다. 2000년 이후 좀처럼 줄지 않던 결핵 환자 수는 2011년 최고치까지 오른 이후 6년 연속으로 줄고 있다.특히 20~29세 젊은 층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9세 결핵 신규 환자 수는 2016년 3179명(10만명당 47.5명)에서 2017년 2564명(10만명당 38명)으로 20% 가량 줄었다. 외국인 결핵 환자도 전년 2123명에서 23.1% 줄어 1632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노인층 결핵 관리는 빨간불이 켜졌다. 65세 이상 노인층 비중은 전년보다 2%포인트 올라 전체 결핵 환자의 41.9%(1만1798명)를 차지했다. 노인 결핵 환자 수는 2011년 1만1859명으로 전체 결핵 환자 수의 30%였다. 앞서 통계청은 2016년 기준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노인층의 비율이 81.7%(1786명)를 차지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2016년 기준 OECD 회원국 결핵발생률 비교 결과, 미국은 10만명당 결핵 환자 수가 3.1명, 일본은 16명에 그쳤다.

우리나라가 높은 경제 수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는 미흡한 결핵 관리 탓이 크다. 1950~1960년대에 한국사람들이 광범위하게 결핵균에 노출돼 성인의 잠복결핵 감염률이 높아졌으며, 결핵 환자 격리치료를 하지 않아 잠복 결핵에 걸린 사람들의 숫자가 줄지 못했다.

지혜미 분당 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고 집단 생활을 많이 하는데다 사회적으로 결핵을 부끄러운 병으로 여겨 감추거나 치료가 지연돼 발병률이 쉽게 낮아지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또 치료를 시작해도 장기간의 약 복용을 잘 지키지 못해 내성균을 키운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결핵이 의심되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고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