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울산경찰청장, 김기현 시장 측근 수사 앞두고 민주당 유력 후보 2차례 만나
黃청장 "인권자문위해 만났다"
보안 검색없이 홍준표 통과시킨 공항공사 울산지사장도 조사
황운하 울산청장(왼쪽). 송철호 與예비후보 |
지난 16일 울산경찰이 김기현 울산시장(자유한국당) 부속실 등 사무실 5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월 김 시장의 비서실장 등을 직권 남용 혐의로 입건한 지 두 달 만에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비서실장 등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아파트 건설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간 날은 김 시장이 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받은 날이었다. 그런데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수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울산시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를 만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시장은 "공천 발표와 동시에 압수수색을 하고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앞서 김 시장의 동생에 대해서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황 청장이 송 변호사를 만난 것은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다. 만남 직후인 지난 1월 송 변호사는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시기에 김 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도 시작됐다. 황 청장이 유력한 여권 후보와 만난 직후 경찰의 야권 후보 측근 수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황 청장은 21일 본지 통화에서 "송 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알려져 있어 우리 경찰이 인권 경찰로 거듭날 방안에 대하여 자문하기 위해 만났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분이라고 해서 검찰 개혁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며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한국당 울산 지역 국회의원 4명은 울산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황 청장이 울산의 유력 여당 인사를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더는 경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과 별도로 울산경찰청 소속 중부경찰서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 일행 3명을 보안 검색 없이 항공기에 탑승시킨 혐의로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장 등 울산공항 관계자 2명에 대해 21일 조사에 들어갔다. 울산경찰이 잇따라 야권을 표적 수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항에 가면 VIP 검색대가 따로 있고,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은 일은 한 번도 없었다"고 썼다.
[울산=정치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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